뉴민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뉴스민 뉴스레터 담당자 김보현 기자입니다. 이상하리만큼 따뜻한 주말,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얇은 점퍼를 걸치고 등산을 하면서 '이게 맞나'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업계 소식을 가지고 왔어요. 대구MBC에 대한 대구시의 취재 방해가 올 한 해 왜, 어떻게 이뤄졌는지 깊숙하게 다뤄봤습니다.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언론계 분위기는 어떤지까지 물었으니까요, 찬찬히 따라와주세요. 오늘은 비가 온대요. 우산 잘 챙기시고요! 자, 그럼 타임라인부터 시작합니다! ☔ |
|
|
🐮 들어가기 전에 알면 좋은 타임라인
1. 4월 30일 대구MBC <시사톡톡>이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을 평가하는 방송 방영한 후 홍 시장은 SNS에서 “악의에 가득 찬 편파, 왜곡 방송”이라며 “취재거부”를 선언. 대구시는 공보관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대구MBC에 항의 2. 5월 9일 대구시는 대구MBC 보도국장과 시사톡톡 출연진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3. 이후 대구MBC 취재진은 대구시와 대구시 관련 기관으로부터 여러 건의 취재거부를 당하는 취재 방해 행위 당했고, 일부 시설에선 출입조차 제한 4. 10월 23일 대구시의 대구MBC 기자 등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 사건 무혐의 처분. 5. 11월 13일 대구시, 홍준표 대구시장 명예훼손 혐의로 대구MBC 추가 고발 6. 12월 7일 대구MBC,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를 상대로 출입 및 취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
|
|
🐮 뉴스레터 미리보기
* 홍준표 대구시정으로부터 200일 넘게 취재방해를 당하고 있는 대구MBC가 홍 시장과 대구시를 상대로 출입 및 취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대구시는 가처분을 포함해 헌법소원, 명예훼손 및 모욕, 직권남용 형사고소도 검토 중 |
|
|
이 기자: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40분에 방영하는 대구MBC 시사프로그램 <시사톡톡>의 4월 30일 자 방송 ‘TK신공항, 새로운 하늘길인가? 꽉 막힌 길인가?’ 편입니다. TK신공항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되긴 했지만, 법안이 홍준표 시장이나 대구시가 공언한 최대 중량 항공기 이착륙 공항이나 국비 확보 가능성 등을 확정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걸 짚는 게 핵심이었습니다.
대구시는 방송에서 해당 문제를 언급한 것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란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건 이미 뉴스민 등 여러 언론이 짚기도 한 문제입니다. 홍준표 시장은 여러 번 TK신공항 활주로는 3,800km가 되어야 하고 그 이유는 최대 중량 항공기가 이착륙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했어요. 가덕도 신공항도 특별법으로 국비를 확보했으니 TK신공항도 마찬가지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죠. 이를 위해 애초 발의된 특별법에는 ‘중추공항’이라든가 ‘최대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같은 표현을 담았고, 공항 이전 사업뿐 아니라 종전부지 개발 사업에도 국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표현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국회가 법안을 심사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추공항이나 최대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같은 표현은 삭제됐고, 국비 지원 역시 종전부지 개발에 대한 예타면제나 국비 지원 문구는 삭제됐어요. 대구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만, 홍 시장이나 대구시가 강조했던 조항이 빠진 만큼 이를 두고 여러 가능성을 검증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열린 셈입니다.
김 기자: 대구시는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대구MBC의 취재를 거부하고 있나요?
이 기자: 지난 5월 2일경부터 대구MBC 기자의 시청 출입을 불허하고 있고, 이전까지 제공하던 보도자료 제공도 멈췄다고 해요. 대구 동인동 청사에는 주요 매체들만 사용할 수 있는 ‘책상’이 있는데요. 이중 대구MBC가 쓰던 책상도 빼버렸다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실제로 빼는 수고를 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출입을 금지했으니 지금은 대구MBC가 그 책상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대구MBC는 최근 가처분 소송을 준비하면서 구체적인 취재 방해 사례를 취재진으로부터 취합을 했는데요. 그중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5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산격동 대구시청사에서 홍 시장을 만났는데요. 그때 대구MBC 정치부 기자의 출입을 입구컷했다고 해요. 당시 현장에서 전해 들은 설명으론 대구MBC 취재차량은 시청사 정문에서부터 출입이 막혔고요. 취재진이 차량에서 내려 걸어서 청사까지 갔는데, 청사 입구에서 역시 출입이 저지됐다고 합니다.
시청사뿐 아니라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이나 관리시설도 대구MBC 취재진 출입을 방해한다고 해요. 지난 9월엔 대구 달성공원 내 향나무는 일본 잔재가 아니라는 주제로 대구MBC 취재진이 달성공원을 방문했습니다. 대구시 도시관리본부 소속 달성공원 관리소 직원이 취재진의 출입과 취재를 모두 거부해서 프로그램 제작 자체가 무산됐다고 해요. 5월엔 파워풀대구페스티벌을 취재하려고 한 취재진도 퍼레이드를 담당한 기관으로부터 대구MBC 촬영을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합니다. 공원과 축제까지도 대구시가 관여되면 취재를 할 수 없었다는 의미죠.
정말 심각한 문제는 재난 보도에 대한 취재 방해입니다. 7월 온열질환자 관련 119구급대 운영 상황을 취재하려 했지만 대구소방안전본부 산하 모든 소방서가 대구시 지침에 따라 대구MBC 촬영 협조를 할 수 없다고 했고요. 같은 달 신천 물놀이장이 폭우로 피해를 입었는데 관련한 대구MBC의 취재 요청에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해요. 공영방송의 핵심적인 기능은 재난 보도인데, 그 역할조차 할 수 없도록 한 거죠. 대구MBC를 보는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
|
|
▲ 홍준표 대구시정으로부터 200일 넘게 취재방해를 당하고 있는 대구MBC가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를 상대로 출입 및 취재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
|
|
김 기자: 권영진 전 시장 시절과 비교해 민선 8기 대구시의 언론 대응 방향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이 기자: 같은 대구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심각한 퇴행을 목격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도 하루하루 놀랍습니다. 권영진 전 시장 시절에도 언론과 대구시 간 갈등이 없던 건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취재를 거부하거나 장기간 갈등을 빚진 않았거든요. 특히 뉴스민은 권 전 시장 재선 과정에서 꽤 크게 갈등을 빚었지만, 권 전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후 취재하는데 어려움을 겪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대구시는 정도가 심각해요. 전 최근 공무원 골프대회 정보공개로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인용 결정을 받았는데요. 대구시는 행정심판위원회 인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제게 연락 한 번 해온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저의 연락에도 답이 없습니다. 전임 시장 시절엔 생각도 못 한 일이죠.
권영진 전 시장도 코로나19 시기, 대구MBC 라디오 논평을 두고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일이 있었어요. 하지만 논평의 당사자만을 문제시했지, 대구MBC 일반의 취재를 광범위하게 방해하는 행위를 하진 않았어요. 당시엔 권 전 시장의 고소만으로도 시민사회의 비판이 크게 일었습니다.
김 기자: 대구시가 대구MBC의 취재를 막는 것에 대해 지역언론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 기자: 이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제 주변의 이야길 들어보면 남의 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심지어 대구시 공보관실 직원은 다른 언론에 공공연히 “대구MBC는 다른 기자들도 싫어하는 거 아니냐”고 했다고 해요. 대구시 공보관실 직원이 다른 언론사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할 정도로 대구시 출입 기자들은 대구MBC에 대한 대구시 취재방해 조치에 큰 문제의식이 없어 보입니다. 같은 업에 종사하는 동료로서라도 문제제기를 할 법한데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 거죠.
여러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긴 한데요. 그들도 각 언론사의 직업인으로서 회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거라는 점, 괜히 내 일이 아닌 분쟁에 끼어들어 나도 피곤할 수 있다는 우려, 실제로 논란의 당사자가 된 대구MBC 기자에 대한 개인별 호불호 등이 그 배경이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안타깝죠. 다른 무엇보다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금언, ‘처음 그들이 왔을 때’를 생각해 보면 말입니다.
김 기자: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는 대구뿐 아니라 대한민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역언론은 재정구조상 지자체 의존도가 높은 만큼 더 어려운 상황 같기도 해요.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이 기자: 대구,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언론계가 겪고 있는 문제지만 당장의 뚜렷한 해결책을 찾는 건 어려워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해결책은 줄탁동시입니다. 언론 스스로 내부에서 자정하는 노력을 하기도 해야겠지만, 외부에서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개입하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개입이라는 건 그저 외부에서 욕하고 비판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본주의 사회인 만큼 언론이 무시할 수 없는 ‘자본력’을 독자들이 행사하는 게 필요하겠죠. ‘자본력’을 행사하는 건 몇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 언론사에 광고를 하는 기업이나 기관에 대한 불매운동이나 민원 등의 압박을 통해 광고를 못 하게 하는 네거티브한 방식이 있을 수 있고, 논조나 취재 활동에 동의하는 언론에 직접 광고를 하거나 자발적으로 구독을 하는 포지티브한 방식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혹자들은 언론의 역할이나 책무를 말하며 언론의 자정을 당연한 듯 주장합니다. 하지만 기자들 역시 먹고사니즘이라는 현실의 벽을 눈앞에 둔 생활인이라는 걸 상기한다면 내부의 자정만을 요구하는 건 단지 ‘욕’하겠다는 의미로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긴 합니다. 그런 식의 ‘욕’은 그냥 듣고 말면 되지만, 대형 광고주인 기업이나 대구시와 같은 정부기관의 광고 중단은 당장의 생존을 고민하게 하는 문제입니다. 오죽하면 그들 사이에서 ‘우리 독자가 대구시 공무원이고, 교육청 공무원’이라는 자조가 나올까요. '실제 적극적인 피드백을 하거나 돈을 내는 독자가 그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쓴다고 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은 어찌 보면 오히려 합리적으로도 보입니다.
물론 저희 뉴스민처럼 그러지 않으려는 매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뉴스민도 올해 초 어려움을 호소하며 폐간을 고민한다는 소식을 전했었죠. 다행히 저흰 기성매체만큼 큰돈이 필요하진 않아서 위기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100% 괜찮으냐 물을 때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십시일반 뉴스민을 지지하는 독자들이 있기에, 지금처럼 기사를 쓸 수 있죠. 다른 언론도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 봅니다.
|
|
|
📢 제8회 뉴스민 어워즈 2023 '올해의 좋은 기사’
2023, 어김없이 찾아온 <뉴스민>의 ‘올해의 좋은 기사’ 선정입니다. 올해 뉴스민은 어려움을 호소하며 한 해를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걸 10년 동안 내재하며 버텼지만,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었습니다. 뉴스민의 호소에 많은 시민들이 호응해 주시면서 뉴스민은 다시 10년을 내다볼 동력을 얻었습니다.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1년, 뉴스민은 ‘홍준표 시대’ 2년차 대구시정 감시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전국적으로 이뤄진 검찰 특수활동비 검증 공동취재단에 참여해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검찰의 비밀 금고를 여는데 일조했습니다.
투쟁 8년차를 맞은 지역의 장기 투쟁사업장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의 삶을 기록하고, 소규모 사업장이지만 쉽지 않은 투쟁에 나선 달성군 조양한울기공 노동자들의 삶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밖에도 대구와 경북에서 벌어진 여러 사건과 사고, 사연을 담았습니다. 올해의 좋은 기사 후보작을 통해 독자회원들께서도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좋았던 칼럼 뿐 아니라, 영상 컨텐츠도 뽑아볼 계획입니다. 칼럼 10건, 영상 5건 후보작도 살펴서 독자님의 공감을 얻은 글과 영상도 선정해 주세요.
설문에 참여해주시면, 참여자 중 5명을 선정해 이재갑 작가의 오랜 작품 활동을 통해 마련된 ‘군함도 기억상자’를 선물로 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올해의 좋은 기사·칼럼·영상에 선정된 기자 및 기고자에겐 상금도 수여됩니다. 설문 응답 기간은 12월 6일(수)~20일(수)입니다. 결과는 26일(화) 발표합니다.
|
|
|
📢 뉴스민 독자회원 광고게재 신청 안내
뉴스민은 독자회원들에 한해서 무료 배너 광고를 제공합니다.
광고 게재는 독자회원당 1년 1회, 일주일 입니다. ※불법적이거나 반인권적인 내용의 광고와 정당 홍보 광고는 불가합니다.
|
|
|
📢 뉴스민 독자회원 공간대관 신청
1. 뜻밖에 스튜디오 용도: 팟캐스트, 녹음, 컨텐츠 제작 등 스튜디오 대관
실내 4층/ 면적 10평/ 수용인원 5명
2. 뜻밖에 회의실 용도: 회의, 세미나, 커뮤니티 등의 행사/ 실내 4층/면적 15평/수용인원 20명
|
|
|
뉴스민 뉴스레터 <뉴스미니> 친절한 김기자는
매주 월요일 오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
|
뉴스민은 지난 2012년 5월 창간한 대구경북지역 독립언론입니다. 가장 억압받는 이들의 삶과 투쟁, 그리고 지역사회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하는 뉴스민은 후원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뉴스민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주세요. 🙇♂️ |
|
|
❓뉴스레터에 관한 질문과 피드백이 있다면
newsmin@newsmin.co.kr로 알려주세요. |
|
|
💕뉴스민은 홈페이지/페이스북/ 유튜브/ 텔레그램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 동그라미 링크를 통해 접속해주세요. |
|
|
뉴스민 newsmin@newsmin.co.kr 주소 대구광역시 남구 현충로244 3층 전화번호 070-8830-8187 수신거부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