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 휴가로 잠깐 돌아온 김보현 기자입니다.
선거라는 큰 이벤트가 지나가고,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뉴스민 기자들은 한숨을 돌리곤 다시 각자 맡은 영역들을 살피고 있습니다. 기사도 투표도 기후위기를 중점에 두고 고민한 저는 요즘 자주 ‘다음 과제’를 생각합니다. 대구경북에서 고민할 수 있는, 나와 후세대를 위한 정치는 뭘까요? 여러분과 같이 이야기 나눠 보고 싶네요.
홍세화 선생님의 부고로 지난주 많은 이의 마음이 슬펐습니다. 한겨레에 쓰신 마지막 칼럼의 한 구절을 소개하면서 인사를 줄입니다. 독자 여러분, 무탈한 한 주 보내세요.
자연의 비자발적 반란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볼 만하지 않을까. 우군이 된 자연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도 소유주의가 끝없이 밀어붙인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자연과 인간, 동물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성장하는 게 아니라 성숙하는 것이다. (23.01.12. 한겨레 칼럼, [홍세화 칼럼] 마지막 당부: 소유에서 관계로, 성장에서 성숙으로)
|
|
|
🗳️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추진, 어떻게 진행됐나
3월 1일 홍준표 시장, 페이스북에 ‘대구에서도 대구를 대표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다. 예컨대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그 앞에 박정희 전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는 방안은 어떠할지 검토중’이라고 언급.
3월 11일 대구시 공고,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 입법예고’
4월 1일 박정희 우상화 반대 운동본부, 조례안에 반대하는 시민 의견서 889건 접수.
4월 18일 대구참여연대,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교수연구자 연대회의,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각각 반대 성명 내 동상 건립 추진 반대
4월 22일 대구시의회, 임시회 개회. 시민단체, 시의회 앞에서 천막농성 돌입.
|
|
|
🤔 모든 사태의 시작이 홍준표 시장의 SNS라고요. 홍 시장님은 왜 박정희 동상에 꽂힌 건가요?
이상원 기자🎤 홍준표 시장의 속마음은 짐작할 수밖에 없는데요. 시작은 지난달 1일 홍 시장이 SNS에 밝힌 글이긴 합니다. 그 이후 기자간담회(5일)에선 “시장이 된 후 쭉 생각하던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어요. 정리하면 시장이 된 후 쭉 생각하고 있다가 광주에 행사를 다녀온 후 추진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는 의미가 될 텐데요.
홍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기념하겠다는 의사를 이전에도 여러 번 밝히긴 했습니다. 2017년 대선에서도 그랬고, 2022년 대선을 앞두고도 그랬습니다. 2022년에는 대통령 후보 경선을 하면서 TK신공항을 박정희신공항으로 하겠다고도 했으니까, 박정희 기념사업에 대한 진심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광주를 다녀온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흔적이 광주 곳곳에 있다’고 주장한 건 명분에 불과하다고 봐야겠죠.
자신의 정체성을 보수주의자, 보수정치인으로 삼고 있는 홍 시장이 박 전 대통령을 기리겠다는 건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일단 외부에선 홍 시장이 이렇게까지 강하게 박정희 기리기에 나선 게 차기 대권 주자이자 보수 진영 후보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보고 있죠. 그런 면에서 홍 시장은 박정희 기념사업 추진 과정에 갈등이 크면 클수록 나쁠 게 없습니다. 홍 시장은 타협하는 성향의 정치인은 아니니까요. 자신은 공권력을 활용해 밀어붙이면 되고 그 과정에서 파열음이 커져 중앙 이슈로 이어지면, 지방으로 소위 하방한 자신이 중앙에서도 잊혀지지 않을 테니까요.
|
|
|
🤔 아직 조례가 제정되지 않았는데 대구시가 추경예산안에 박정희 동상 건립 예산을 편성했죠. 절차상 문제는 없는 건가요?
이상원 기자🎤 사실 절차상으론 문제가 없습니다. 다른 지역의 경우에도 조례에 근거해서 기념시설이 만들어진 건 아니고, 상위법과 여러 법률에 근거해서 동상을 비롯한 기념사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경북 구미의 경우엔 문화예술진흥법을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의 상위법 근거로 삼고 있거든요. 이처럼 여러 법률에 근거해서 각종 시설물 건립을 추진할 순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좀 의아하긴 해요. 조례를 만들지 않아도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데, 굳이 비판의 빌미를 준거거든요. 왜 조례를 만든다고 해놓고, 조례가 제정되기도 전에 예산까지 편성하느냐, 저는 홍 시장 취임 이후 대구시 행정의 많은 부분이 이런 식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업 자체가 아닌, 홍 시장의 의지가 최종 목적이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닐까요.
사업이 목적이라면, 해당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행정 절차를 밟아가면 되잖아요. 지금은 홍 시장의 의지, 말이 목적이기 때문에 그 말끼리 충돌이 있어도 그냥 가는 겁니다. 그러니 행정 절차상으로도 서로 부딪힘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 타 지자체의 조례를 비교해 ‘대구 박정희 기념은 예외적’이라는 기사도 쓰셨는데요. 주로 어떤 이유에서 전직 대통령을 기념하고 있나요?
이상원 기자🎤 8개 지자체가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를 운영 중이었는데요. 8곳 중 7곳이 해당 지자체 출신(생) 전직 대통령을 기렸습니다. 우리나라는 지역 연고를 중요시하는 문화가 있으니까요. 우리 지역 출신 대통령을 기리고, 이를 문화적으로,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가 있는 거겠죠.
8곳 중 1곳인 서울 마포구에서만 지역 출생과 상관없는 조례를 운영 중입니다. 마포구에 전직 대통령 시설이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마포구에는 박정희 기념관, 김대중 도서관, 최규하 가옥 등 전직 대통령 관련 시설물이 있거든요. 각 시설물은 국민 성금과 국가보조금(박정희 기념관), 노벨평화상 상금(김대중 도서관), 본인 직접 건축(최규하 가옥)으로 마련되어서 마포구 의지와 상관없이 조성됐습니다. 따라서 직접 예산을 들여 동상까지 만들겠다는 대구와는 성격이 다르죠.
|
|
|
🤔 지역 곳곳에서 반대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대의 주요 이유는 뭔가요?
이상원 기자🎤 가장 크게 반대하는 이들은 박정희 독재시절, 고문 등의 피해를 받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입니다. 대표적으론 인민혁명당 사건의 유족이죠. 인혁당 사건은 유신독재의 문을 연 박정희가 저항운동을 탄압하고자 조작한 사건이죠. 도예종, 여정남 등에 ‘공산당의 배후조종을 받아 인혁당 재건위를 조직하고 국가 전복을 획책했다’는 혐의를 씌워 사형 선고를 내리고, 다음 날 새벽 곧바로 사형을 집행했죠.
마침 지난 4월 9일은 인혁당 사건 49주기를 맞는 날이었고요. 그 자리에서 유족들이 박정희 기념사업 추진을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라경일 열사의 아들인 라문석 씨는 “잔악한 조작으로 살인까지 저지른 그 자의 동상을 세우겠다는 놈들은 도대체 어떤 인간들이란 말인가”라고 성토했습니다.
박정희의 공과를 말할 때 항상 나오는 말이 있죠. 독재를 했지만 산업화를 이룩한 공이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적으로 그 맥이 일본제국주의의 조선 침탈을 옹호하는 논리와 닿는다고 봅니다. 일제의 식민지배에 과가 있지만, 조선을 근대화 시킨 공이 있다는 논리 말입니다. 박정희 시절 이뤄진 온갖 악행을 산업화의 공로만으로 무마할 수 있을까요.
|
|
|
🤔 이번 주 열리는 대구시의회 임시회가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이상원 기자🎤일단 시의회 의장과 상임위원장은 ‘적어도 공론화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 같습니다. 공론화 절차를 거쳐보겠다는 뜻은 있는 거 같은데 그 절차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진행할지는 알 수 없어요. 26일이 상임위원회 심사일인데, 그전에 소위 공론 절차를 거쳐서 26일엔 공론이 이뤄졌으니 통과하겠다고 할 수도 있고요. 일단 이번 회기에는 심사를 보류하고, 다음 회기 때 다루자고 할 수도 있는 일이죠.
어느 쪽이든, 시간의 문제이지 조례가 통과는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구시의회도 국민의힘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 대부분이 박정희의 산업화 공로를 크게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선 기리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반대 여론이 크지 않으면 조례 통과, 나아가 동상 건립까지 막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는 일단 오늘(22일) 오전부터 시의회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의회를 압박해 조례와 예산 처리를 막겠다는 취지인데, 박정희 동상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관심이 크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동대구역에 들어설 예정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
|
✉️ 뉴스민 뉴스레터 ✉️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재밌게 보셨나요?
뉴스민 뉴스레터 <뉴스미니> 용감한 장기자는
매주 월요일 오전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뉴스레터에 관한 질문과 피드백이 있다면
newsmin@newsmin.co.kr로 알려주세요.
|
|
|
뉴스민은 지난 2012년 5월 창간한 대구경북지역 독립언론입니다. 가장 억압받는 이들의 삶과 투쟁, 그리고 지역사회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하는 뉴스민은 후원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뉴스민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큰 힘이 되어주세요. 👏
|
|
|
📢 뉴스민 독자회원에게 드리는 혜택
🎬공간대관 신청
1. 뜻밖에 스튜디오
팟캐스트와 녹음, 콘텐츠 제작 등을 위한 스튜디오 대관이 가능합니다.
※ 실내 4층/ 면적 10평/ 수용인원 5명
2. 뜻밖에 회의실
회의, 세미나, 커뮤니티 등의 행사가 가능한 회의 공간 대관이 가능합니다.
※ 실내 4층/면적 15평/수용인원 20명
|
|
|
📢 뉴스민 독자회원에게 드리는 혜택 또 하나!
💡 광고게재 신청
뉴스민 독자회원에게 홍보 공간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무료 배너 광고는 독자회원 별로 연 1 회, 일주일 입니다.
(※ 불법적이거나 반인권적인 광고나 정당 홍보 광고를 제외)
|
|
|
뉴스민 newsmin@newsmin.co.kr 주소 대구광역시 남구 현충로244 3층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