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미니153] 🦁백사자 옆 반달가슴곰 🐻

2025. 4. 27.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

새로운 한주간도 활기차게 보내시길 응원드립니다.☀️

'곰은 사람을 찢어'라는 밈을 아시나요? 귀여운 얼굴 뒤로 자칫 간과하는 야생동물의 면모, 맹수임을 각인시켜주는 말이기도 한데요. 오늘 뉴스레터는 전시동물 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한 실내 지하동물원에서 달성군 소재 민간동물원으로 이사한 백사자 부부 뉴스는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같은 동물원으로 이번에 반달가슴곰 남매가 이사를 왔습니다. 백사자 부부처럼 화제가 된 것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실내동물원 생활을 오래했었는데요. 남매는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을까요? 반달가슴곰 남매의 이사 현장, 제가 다녀왔습니다. 🐻🐻

😎이 주의 기사☺️

🤔 7살 반달가슴곰 남매 햇님이와 달님이는, 5년 동안 경기도 한 실내동물원에서 살았는데요. 🐻🐻

🎤 햇님이와 달님이가 보금자리를 옮기게 된 이유는 바로 강화된 동물원법의 영향인데요. 지난 2023년 12월부터 시행된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야생동물 특성에 맞는 서식환경을 조성하도록 법이 개정됐는데요. 물론 기존 업체들은 2028년까지 법 적용을 유예받은 상황이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데요. 🐾

기존 동물원 업체 관계자는 아직 유예기간이 많이 남았지만, 하루라도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햇님이와 달님이의 새 보금자리를 찾아주기 위해서 전국 동물원에 문의를 했고, 이전에 백사자 부부가 터를 잡은 이 동물원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추진하게 된 건데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동물원 관계자들의 사전 답사와 시설 리모델링, 신고 절차까지 진행한 후 이달 17일 이사가 진행된 겁니다. 🤝

▲ 반달가슴곰 달님이가 철제이동장에서 나오려고 하는 모습

🤔 동물원수족관법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요. 🐻🐻

🎤 동물원은 야생동물 또는 가축을 10종 또는 50개체 이상 보유하거나 전시하는 시설을 의미하는데요. 수족관은 수생생물 등을 300세제곱미터 혹은 바닥면적이 200제곱미터 이상인 수조에 보유, 전시하는 시설을 뜻합니다. 🐳 🐋

2023년 12월부터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이 새롭게 시행됐는데요.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된 것이 핵심이고요. 그에 따른 요건을 강화했습니다. 보유동물 종별 시설 환경 기준, 규모별 전문인력 기준, 보유동물 질병관리계획, 안전관리계획, 휴폐관시 보유동물 관리계획 등의 기준을 정했고요. 이를 충족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한 후 동물원은 환경부장관, 수족관은 해양수산부장관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전문 검사관제도 신규도입됐는데, 동물원 허가와 관리 및 감독 측면에서 동물복지를 판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 🦊 🦁 🐯 🐷 🐰 🐧 🐴

참고로 같은 날부터 개정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동물법)도 시행됐습니다. 동물원이나 수족관이 아닌 곳에서 야생동물의 전시 영업이 금지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관련기사=미어캣, 다람쥐 등 ‘야생동물’ 전시금지 첫 발···대구 신고 시설 10곳('23.12.21)]

이러한 전시동물의 동물복지를 고려한 법이 나오기까지 여론의 공분이 컸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몇 가지 사례만 들어볼까요? 경남 김해 부경동물원 '갈비뼈 사자' 바람이 사례도 있고요.

우리 지역에서도 동물원의 열악한 상황도 많은 뉴스가 나왔습니다. 백사자들이 지내던 수성구 소재 실내 지하동물원은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더믹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하루 15마리 생닭을 먹이로 지급하던 것을 5마리로 줄였습니다. 수달을 포함해 동물 13마리가 폐사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전국에선 사자들을 위해 '생닭 보내기 운동'이 벌어졌죠. [관련기사=[#053/054] 사자에게 필요한 건 ‘생닭’ 보다 ‘이것’('22.05.02)]

2021년 달성군 소재 동물원에서도 동물학대 혐의로 논란이 일었죠. 해당 동물원은 동물원수족관법, 동물원 운영자는 동물보호법, 동물원수족관법, 야생생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23년 처벌이 됐습니다. 동물원 운영자로는 처음으로 동물학대 처벌을 받은 겁니다. [관련기사=‘대구 동물원 동물학대’ 항소심도 징역 1년·집유 2년('23.06.09)]

▲ 반달가슴곰 햇님이와 달님이가 며칠 뒤 방사장에 나와 햇빛을 쬐고 있는 모습 (네이처파크 제공)

🤔 햇님이와 달님이는 금방 잘 적응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먼저 이곳으로 터를 잡은 백사자 부부 등 다른 동물들도 제법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

🎤 반달가슴곰 햇님이와 달님이는 이사 당일엔 장시간 철제 이동장에 갇히고, 갑자기 달라진 환경으로 약간 흥분한 모습이었는데요. 철제이동장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가까이서 햇님이와 달님이를 봤더니 발버둥을 친 흔적으로 발톱에 피가 묻어있더라고요. 날카로운 발톱에 새삼 맹수임이 실감도 났죠. 주변 환경을 살피기 위해서 까만 코를 최선을 다해서 킁킁 하는 모습도 귀엽긴 했습니다. 바로 내실을 찾아서 들어가는 것도, 내실의 철장도 타는 모습도 봤었는데요. 어두운 굴을 좋아하고, 갈고리 발톱을 이용해 나무를 타는 곰들의 습성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불곰에 비해서 덩치가 작은 반달가슴곰들은 천적의 존재때문에 성격은 더 포악하다는 수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도 있었어요. 이사 이후 며칠 뒤 동물원 관계자로부터 방사장에 나와있는 남매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받았는데, 잘 적응하고 있는 듯했어요. 사진마다 같이 붙어있는 모습에 서로 의지를 많이 하고 있구나 싶었어요.🐾

햇님이 달님이 남매를 기다리면서 10개월 전에 먼저 이사온 백사자 부부도 잘 지내는지 보러 갔습니다. 지금은 레오, 레아라는 이름이 생겼고요. 원래 있는 사자와도 꽤 가까이 붙어있더라고요. 기존 사자와 합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합사에 사육사들이 애를 많이 쓰신 것 같더라고요. 레오와 레아는 나란히 높은 곳에 누워 쨍쨍한 햇볕을 쬐고 있었는데요. 저희집 고양이들도 대체로 베란다에서 햇볕을 쬐는 것을 좋아하는데, 역시 고양이과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긴팔원숭이가 지내는 곳은 행동풍부화 시설이 특히 많았고, 긴팔을 이용해 서커스를 하듯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모자로 보이는 원숭이는 그 특유의 털 사이를 헤집는 모습도 보여줬죠. 알락꼬리원숭이는 긴팔원숭이 보다 성격이 온화한 편이라 울타리 없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데요. 두 원숭이들 모두 지하동물원에서도 봤었는데, 그때보다 확실히 편안한 모습이었어요. 당시에는 사람들을 꽤 경계하는 분위기를 풍겼거든요. 너무 당연한 햇빛과 바람을 보고 느끼지 못했던 시간들이 안쓰럽게 느껴졌죠. 🌞🌬️

▲ 햇볕을 쬐고 있는 백사자 부부 레오, 레아 모습. 유치원생 관람객들이 사자들을 보고 있다.

🤔 동물원은 없어져야 할까요? 우리가 동물원을 대해야 할 자세는 어때야 할까요?

🎤 동물원은 ▲오락 ▲교육 ▲종 보존 ▲연구의 기능이 있는데요. 동물원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동물복지를 기반으로 우리가 동물권을 생각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야생생물을 만지거나, 소리를 지르고, 먹으면 안 되는 것을 던져주면서 동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일은 없어야 겠죠. 최근엔 동물복지를 전면에 내세운 청주동물원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있습니다. 전시동물의 고통에 공감하고, 목소리를 내주셨던 많은 시민들의 공분으로 동물원수족관법, 야생생물법이 강화된 것처럼 더 나은 동물복지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해당법은 유예기간이 있기도 하고, 여기서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전시동물의 더 나은 동물복지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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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는, 약자에게도, 더 많은 생명들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더 나은 사회가 아닐까요!

▲ 긴팔원숭이가 행동풍부화를 위해 설치된 놀이시설에 매달려서 관람객들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 체험동물이 아니니 눈으로만 관람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져 있다.

📌 [뉴민스 독자인터뷰] ☕

뉴스민은 독자와의 소통을 늘리고,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해왔는데요. 뉴스레터 독자인터뷰를 통해 독자와 대화를 이어가보려 합니다. 뉴스민 기자들이 차례로 후원회원인 뉴민스 여러분과 뉴스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그 내용을 뉴스미니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주로 전화를 통한 짧은 인터뷰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

뉴스민 기자들과 나도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뉴민스 여러분도 적극 환영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뉴스민이 뉴민스 독자 여러분을 더 이해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뉴민스 독자인터뷰 신청하기😝

[오늘의 뉴민스] 김희정 님🖊️

김희정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장은 2012년 뉴스민 창간 당시부터 지금까지 후원을 이어오는 뉴민스다. 가입 순서대로 지정되는 회원번호는 28번. 최근 이주민 강제단속, 인권침해 이슈가 우리 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이주민 인권, 노동권 쟁취에 오랫동안 나섰던 뉴민스 김희정 지회장을 만났다.

🎤 오늘 뉴민스 독자인터뷰는 박중엽 기자가 맡았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대구경북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입니다. 성서공단지역지회 지회장이기고요. 성서공단지역지회는 성서공단노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2002년 10월에 만들어졌어요. 공단 내 정주노동자를 비롯해 이주노동자도 상당수 있었고 그래서 이주노동자 조직화와 기본권 문제, 이주와 정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Q. 뉴스민 후원 계기는?

- 창간 당시, 지역에서는 최초로 노동자 민중의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싣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언론사라고 들었고,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에는 참세상이라는 매체가 있었는데, 참세상은 2002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을 집중적으로 다뤄서 지역에서도 꾸준히 상황을 접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매체가 지역에 생긴다고 기대했어요. 노동, 민중의 문제, 세상을 바꿔나가는 문제에 대해 다룰거라 기대했고, 그 취지에 동의해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특히 이주노동, 이주민 관련한 취재에 특화된 곳이고, 그래서 문제가 생겼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Q. 최근 경북 경산에서는 이주노동자 강제단속으로 인해 이주노동자 다수가 중경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죠. 그 후로도 전국적으로 큰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주연대회의에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상황은 어떤가요? [관련기사=대구출입국 단속 피하던 이주노동자들 다리·척추 골절('25.03.05)]

- 최근 강제단속이 강화되고 있고요. 경악스러운 사건은, 인천에서 죽은지 8일 만에 베트남 이주노동자가 발견된 사건이에요. 단속을 피해서 목재 더미에 숨었는데, 화학 약품때문에 호흡을 하지 못했던 거 같아요. 출입국은 못 찾았으니 떠났고, 회사는 잡혀갔다고 생각했겠죠. 8일 뒤에 발견됐어요.

또 어떤 이주노동자는 공장에서 대피하는 연습을 하다가 잘못 숨어서 3도 화상을 입는 일도 있었고요. 이게 한국 이주노동자의 현실이에요. 경산 사건도 뒤에 일이 더 있었어요. 심하게 부상당한 이주노동자는 치료비 문제로 병원에서 나와 통원 치료 중인데, 혼자 살다보니 그분 친구가 가끔 간병을 했거든요. 저희도 다친 이주노동자를 돌보고 있어서 인사도 드렸던 분인데, 그런데 그 친구도 비자가 없어서 최근 출근길에 단속됐어요. 그분이 이후에 그러더라고요. 친구 척추 부러진 걸 보고 단속반을 보니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다고. 그대로 잡혀갔어요.

뉴스민에서 쓴 기사에 김승섭 교수 강의가 있는데요. 한 해에 3천명 넘는 이주노동자가 한국에서 이유도 파악되지 않는 죽음을 맞는다고 해요. 우리 이웃이고 동료인 이주민에 대해 관심이 정말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뉴스민도 더 관심 가져 주세요. [관련기사=기록되지 않는 죽음, 이주노동자 산재···93.6%는 원인불명('25.04.15)]

Q.바쁜 와중에도 봤던 기사나, 기억에 남는 뉴스민 기사가 있나요?

- 아무래도 버스기사 김민수 기사죠. 그 기사로 상도 받았는데, 그건 이 사건을 함께 안타까워한 전국의 독자에 대한 상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김민수 님의 이야기는 점점 삭막해지는 시대에 자기 안위 만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안타깝게 여긴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죠. 국가가 세워 놓은 혐오의 틀을 넘어선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 앞으로도 꾸준히 회자될 거 같아요. 기사에서도 이 사람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 왜 나타났는지에 대해 이 사람의 삶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어서 좋았어요. [관련기사=접견 시간은 10분, 동료시민이 이야기를 시작했다('24.02.28)]

Q.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기사, 또는 뉴스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 애초의 취지를 잘 살려나갔으면 좋겠어요. 노동자 민중,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욱 많이 나오고. 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도 많이 보고 싶어요. 처음과 비교해보면 뉴스민도 기존의 언론사와 비슷해져가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 때가 있어요. 지금까지도 아사히글라스라든지, 한국옵티칼 같은 사업장은 잘 다루긴 했지만, 사실 지역에 투쟁하는 사업장은 정말 더 많거든요. 개인적인 바람인데, 민주노총이 이어지지 못하는, 소외된 사업장이 있어요. 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도 알지만, 그래도 그런 곳의 이야기도 잘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