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새로운 한 주를 또 활기차게 시작하시길 응원드리면서, 오늘의 뉴스레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은 지난달 22일 부산 호포역에서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이르는 160km의 도보행진을 시작했는데요.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노동자 박정혜, 소현숙을 응원하기 위함입니다. 이들은 열흘을 걸어 지난 1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에 도착했습니다. (관련기사=고공농성장 오른 김진숙, 박문진의 ‘희망뚜벅이’···멈추지 않을 연대)
‘한국옵티칼하이테크로 가는 고용승계 희망뚜벅이’ 8일 차인 지난 29일 금요일에는 대구 북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신동역까지 이르는 일정이 있었습니다. 이날 현장 동행취재에 나선 뉴스민 김보현 기자와 함께 취재 뒷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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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차 대구일정을 취재하셨는데요. 이날 일정을 다 동행하셨나요? 걸어보니 어떠셨나요?
김보현 기자🎤대구 북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11시부터 1시까지, 2시간을 함께 걸었어요. 처음 출발할 땐 끝까지 동행하고 마지막 단체사진까지 찍은 뒤 마감을 하려 했거든요. 그런데 김진숙 지도위원 걷는 속도가 엄청 빠르더라고요. 소문을 들어 알고는 있었는데 남들보다 1.5~2배 정도 빠르게 걸으시는 걸 보고 헉 했어요. 사진을 찍으려면 100m 정도 앞에 가서 기다렸다가 찍어야 하거든요. 그렇게 몇 번 뛰다 걷다 하니 추운 날씨에도 땀이 나더라고요. 더 걸으면 오늘 마감을 못 하겠다 싶어서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할 때까지만 동행한 뒤 기사를 마무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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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옵티칼하이테크로 가는 고용승계 희망뚜벅이’ 일행들이 대구 북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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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이렇게 동행자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김진숙, 박문진 지도위원 외 대구 일정에 동행자들은 어떤 이들이 함께 했나요?
김보현 기자 🎤매일 함께 걷는 이들이 달라요. 매일의 출발지점, 도착지점이 미리 공지가 되어 있으니 어떤 이는 하루, 어떤 이는 3일 자유롭게 합류하는거죠. 생각보다 혼자 온 분들이 많았어요. 김진숙과 박문진을, 박정혜와 소현숙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합류하는거죠. 아는 이가 있으면 인사를 나누고, 그렇지 않더라도 조끼와 물을 건네받고 묵묵히 걸으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뭉클했어요.
제가 취재한 8일차에도 대구, 안동, 군위, 부산 등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전교조 해직교사, 민주노총 조합원 등 다양한 분이 오셨어요. ‘몸이 아파 일을 쉬고 있지만 매일 걷기 운동을 하니, 발걸음이라도 보태려고 왔다’거나, ‘김진숙 지도위원과 옵티칼 고공농성을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함께 길을 나서는데까진 용기가 필요했다’거나 각자가 비슷하지만 다른 이유로 온 이야기를 걸으면서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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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 미처 다루지 못했지만 현장 분위기도 전해주세요.
김보현 기자 🎤희망뚜벅이와 관련한 예전 기사를 많이 찾아보고 갔어요. 현장에 도착하니 언론사는 한겨레 기자와 저 뿐이더라고요. 김진숙과 박문진이 희망뚜벅이를 시작한다는 단신 기사는 많이 나왔는데, 동행해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는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취재한 8일차 이전에도 동행취재한 기사는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참가 인원도 과거의 희망뚜벅이들에 비해 적었고요. 매일 평균 10~20명 정도가 함께 걸었다고 해요. 제가 취재한 8일차에는 대구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여럿 참여해 30명 정도로 인원이 좀 많았고요. 목적지와 가까워질수록 인원이 늘어나는 경향은 있겠지만 그래도 생각보단 수가 적었어요.
전반적인 시민과 언론의 관심도가 예전에 비해 떨어진 것 같다고 느꼈어요. 두 지도위원을 포함해 희망뚜벅이 참가자들도 공통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김진숙 지도위원이 “우리가 점점 무감해지는 것 같다. (한국옵티칼 고공농성을 포함한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분노가 커지는 게 아니라 일상으로 느끼는 것 아닐까”라고 하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다 명태균 취재하러 갔나보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오늘은 적어도 내일은 많을 수 있고, 수가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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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옵티칼하이테크로 가는 고용승계 희망뚜벅이’ 참가자들이 김진숙, 박문진 지도위원과 함께 걷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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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숙, 박문진 지도위원이 하셨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을까요?
김보현 기자 🎤 두 지도위원 모두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기사에는 ‘고공에선 몸과 생각을 조금만 돌리면 끝없는 낭떠러지가 보인다’라고 쓴 부분인데요. “고공농성을 하면서 동료가 죽거나 사측으로부터 무시를 당하는 상황을 맞이하면 나쁜 생각을 하게 된다. 몸을 조금만 돌려도 아래가 보이지 않냐. 응원하는 사람들이 우르르 왔다가 떠나가고 난 다음에 어쩔 수 없이 느끼는 공허함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그 얘기를 들으니 두 사람이 길 위에 선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한편으론 에너지도 느꼈어요. 박문진 지도위원은 “이틀 전 용한 타로점을 봤는데 다 잘 될거라 하더라. 김진숙이 걸어와서 나도 합의해 내려왔지 않냐. 이 길이 그런 길”이라고 하면서 크게 웃으시던 그 순간이 기억나요. 옵티칼 고공농성 중인 두 사람도 내일이면 이 에너지를 받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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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진 지도위원이 '노동자, 민중들도 충분히 쉬고, 웃고, 춤추는 세상을 만들자!‘라고 적힌 부채를 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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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뚜벅이 취지와 남은 일정, 이전 일정도 대략 소개해주세요.
김보현 기자 🎤 2012년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발걸음(희망뚜벅이)’ 발대식이 열렸어요. 전국 16개 사업장의 해고노동자들이 함께 했죠. 당시 복직 투쟁 중이던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출발해 경기 남부지역 장기투쟁 사업장을 거쳐 쌍용차가 있는 평택까지 가는 일정이었죠.
그 이후 투쟁 사업장을 응원하러 걸어가는 일정들에 ‘희망뚜벅이’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한 것 같아요. 박문진 지도위원이 2019년 영남대 의료원의 노조탄압에 맞서 고공농성을 할 때 김진숙 지도위원이 그를 응원하기 위해 부산에서 대구까지 110km를 걸었어요.
이번엔 두 사람이 함께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위에서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와 소현숙을 응원하기 위해 160km를 걷고 있어요. 하루 약 20km씩, 10일을 걸어 도착하는 거고요.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30일 오후 3시 지금도 아마 옵티칼 공장을 향해 걷고 있겠죠. 내일 1일 일요일 이들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에 도착해요.
김진숙 지도위원이 일정을 안내하며 쓴 글이 희망뚜벅이의 취지를 가장 잘 드러낸다고 생각해요. ‘박정혜, 소현숙 고공농성 320일 걱정만 하기엔 너무 긴 시간입니다. 이미 겪어봤다는 건 몰라도 될 외로움까지 뼛속 깊이 알게되는 일인가 봅니다. 겪어본 또 한 사람 박문진이랑 함께 가요. 가서 소현숙, 박정혜 두사람 그냥 따뜻하게 안아주기라도 하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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