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54 코너는 <뉴스민> 기자들의 주장과 생각, 취재 뒷이야기를 전하는 기자칼럼 코너입니다.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들과 만나기 위한 <뉴스민>의 한 방편입니다.
사망사고가 일어나기 일주일 전, SPL공장에서 기간제 협력사 직원 손이 기계에 끼는 사고도 있었다. 그렇지만 관리자가 다친 직원을 병원에 데려가는 대신 직원들을 모아놓고 “누가 벨트에 손 넣으라고 지시했냐”는 고함을 쳤다고 했다. 회사는 비정규직을 병원에 데려갈 의무가 없다고 방치했고, 대신 노동자에게 외부발설을 하지않겠다는 서명을 받았다고 했다. 지난 11일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이같은 이야길 전했다.
임 지회장은 몇 달 전 파리바게뜨 측에 휴게시간과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53일간 단식투쟁을 했다. 그때 SPC그룹은 ‘냉정한 빵집’이었다. 이번 산재 역시 어쩌다 일어난 일이 아니다. 바로잡을 기회는 수 없이 있었다. 현장 노동자들의 안전 및 처우 개선에 대한 노력이 있었다면, 노동자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하는 뒤늦은 가정을 하게 된다. 많은 계열사를 가진 이 ‘빵집’이 좀 더 좋은 회사였다면 어땠을까.
대구시와 한국노총 간의 끈끈한 관계가 예산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대구참여연대 분석에 따르면 대구시의 노동 관련 사업 예산 중 민간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위탁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사업비의 60% 가량이 한국노총을 통해 집행됐다. 그런 한편, 대구공장도 가지고 있는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하며 직원들을 전원 해고 했다.
코로나 시국이 벌써 3년째인데요. 실외에 이어 실내마스크 해제까지 거론되고 있고, 여러 활동들도 재개되고 있습니다. 새삼 당연하던 일상이 다시 돌아오는 듯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감기에 걸려 건강의 소중함도 느낍니다. 안타까운 산재사망 소식을 접할 때마다 사고가 아니었다면 그가 누렸을 일상을 생각하게 됩니다. 기업의 이윤을 노동자의 삶과 맞바꾸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이번 SPC 불매운동의 확산이 다른 기업들에게도 교훈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