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군 복무 중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보를 찾다가 처음 뉴스민을 접한 홍진표(29) 뉴민스는 뉴스밑장을 들으며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되돌아보게 됐다. 오랫동안 뉴스민을 지켜보던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신이 삶의 마지막에 후회할 일을 떠올렸고, 이를 계기로 후원을 시작했다. 사회운동 경험이 전혀 없던 그는 최근 구미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일하며 교통과 환경, 노동 등 서로 다른 관심사를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한다. 뉴스민에도 지역의 작은 목소리를 계속 전하면서 구미와 젊은 독자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달라고 주문했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구미참여연대에서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원래 사회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해본 적은 전혀 없었어요. 대중교통에 관심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민원을 넣어본 정도였습니다. 구미참여연대와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입니다. 당시 구미시의원이 의전 문제로 공무원을 폭행한 사건을 계기로 구미참여연대에서 의정감시단을 만들었어요. 그때 김수민 시사평론가를 초청해 강연을 했는데, 제가 원래 김수민 평론가의 방송을 듣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뵌 적도 있어서 강연에 갔습니다. 뒤풀이 자리에서 구미참여연대 대표님과 회원들이 같이 활동해보자고 권유했고, 처음에는 운영위원회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다 올해 직장을 그만두고 쉬고 있던 중에 대표님이 “그러면 와서 상근 한번 해보라”고 해서 활동가가 됐습니다. 정말 우연한 계기로 시작하게 된 셈이죠.
Q. 뉴스민을 처음 알게 된 건 언제인가요?
- 2018년 군대에 있을 때였습니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누구를 찍을지 정하려면 지역 소식을 알아야 하잖아요. 대구·경북 정보를 어디에서 접할 수 있을까 싶어서 군대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검색하다가 뉴스민 보도를 봤습니다. 당시 특집 기사를 몇 개 읽으면서 뉴스민을 알게 됐어요.
그러고 나서 한동안 잊고 있다가 2021년쯤 대선을 앞두고 지역 정보를 찾아보다가 뉴스민의 유튜브와 팟캐스트 ‘뉴스밑장’을 접했습니다. 당시 제가 사는 지역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부동산 투기 문제로 의원직을 잃은 일이 있었는데, 김수민 평론가가 그 문제를 다룬 에피소드를 들었습니다. 그게 결정적인 계기였던 것 같아요.
Q. 결정적 계기요?
- 네. 그전에는 옆집 할아버지가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을 찍는 걸 보면서 ‘나는 그래도 지역에서 민주당을 찍으니까 저 사람보다는 조금 낫다. 나는 좀 깨어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민주당을 특별히 좋아하거나 당원이었던 건 아니고, 조국 사태 같은 문제 때문에 민주당에 비판적인 생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미라는 지역에서 민주당을 찍는 것 자체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연성 지지층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뉴스밑장에서 지역 민주당의 문제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옆집 할아버지보다 하나도 나은 게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역시 별 고민 없이 정치적 선택을 하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그때부터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Q. 원래 사회나 정치 문제에는 관심이 있었나요?
- 중·고등학생 때부터 사회과학 서적을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유시민 씨 책도 집에 5~6권 있고요. 그런 책을 찾아 읽는 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체계적인 정치관이나 세계관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정도였는데, 뉴스민이나 뉴스밑장을 접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뉴스민을 꽤 주기적으로 봤습니다.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새로 나온 기사가 없는지 살펴봤던 것 같아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뉴스민 보도는 무엇인가요?
- 처음 군대에서 봤던 ‘뻘건맛’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때 의성인지 군위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한 농민이 인터뷰에서 “투표는 습관이다”라고 이야기한 게 지금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2년 전쯤 박정희 탄신제에도 혼자 가본 적이 있어요. 어떤 행사인지 궁금해서 갔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비판적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읍·면·동에서 버스를 대절해 어르신들이 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등장하자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행사가 끝나고 식사도 했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이게 일종의 노인복지 사업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복지를 꼭 박정희라는 주제로 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분들에겐 자신들이 살아왔던 영광의 순간을 되짚는 시간이기도 한 거잖아요. 그래서 요즘 활동하면서도 많이 고민합니다. 내가 선의로 하는 행동이 오히려 약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부분을 경계하려고 합니다.
Q. 사회운동 경험이 전혀 없다가 상근 활동가가 됐습니다. 직접 해보니 어떤가요?
- 좋은 점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돈을 받으면서 민원을 넣는 직업인 거잖아요. ‘세상에 이런 직업이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을 때도 있습니다. 반면 현실적인 고민도 있어요. 지금 구미참여연대는 회비만으로 제 월급을 충당하기 어려워서 보유한 재원을 계속 소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활동하기 전에는 교통, 환경, 노동 같은 여러 가치가 쉽게 연결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대중교통에 관심 있는 사람이 환경 문제에도 함께하고, 노동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이 다른 활동에도 자연스럽게 참여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쉽지 않더라고요. 하루에도 생각이 왔다 갔다 합니다. ‘이 일을 하길 잘했다’ 싶다가도 몇 시간 뒤에는 ‘내가 이걸 할 자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Q. 뉴스민 후원을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 2024년 초에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2023년에 뉴스민이 어려움을 겪었을 때도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그때는 후원할 마음까지 생기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2024년 2월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구미강동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계셨는데, 당시 저는 취업 준비를 하고 있어서 병원에 들렀다가 저녁에는 도서관에 가곤 했습니다. 어느 날 도서관에 가는 길에 문득 ‘내가 죽으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다 보니 ‘내가 죽었을 때 후회할 것 같은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내가 뉴스민을 이렇게 오랫동안 봐왔는데, 후원도 안 하고 죽으면 그건 좀 미안한 일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켜고 후원을 신청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뉴스민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 지금 방향성 그대로 쭉 가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기후위기와 대중교통을 다룬 시리즈도 좋았고, 노동 문제를 계속 취재하는 것도 보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특별히 더 덧붙이거나 뺄 게 없다고 느껴요. 지금 하는 대로 계속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미에는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구미에 사는 뉴스민 독자 모임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한 번 열렸으면 좋겠어요. 또 최근 비슷한 연령대 사람들과 취미 모임을 해보니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또래끼리 이야기하는 게 굉장히 재미있더라고요. 뉴스민도 1990년대생이나 2000년대생처럼 세대별 독자 모임을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대경선도 생겼으니 구미·칠곡·경산까지 묶어서 모이는 것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