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엄청난 덩치에 놀랐어요. 순진한 얼굴로 사람들을 쳐다보는 모습은 강아지 같았어요. 저희 집 강아지가 "저 인간이 무슨 말 하지" 싶을 때 고개를 갸웃 하는데, 그 표정을 사자에게서도 읽었거든요.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사자를 보고, 울컥한 마음도 들어서 안타까움이 앞섰어요. 😭

맹수 다운 모습도 봤어요. 낯선 환경에 불안해하는 사자의 경계하는 울음소리는 심장이 떨릴 정도로 무섭긴 했어요. 특히 사자가 트럭에서 내려져 방사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가까이 서있었는데, 사자가 이쪽으로 달려들면 어쩌지 싶기도 했어요. 다른 매체 기자도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하면서, "그러면 산재 처리가 될까" 걱정했다는 농담도 했어요. 😥

동물원 관계자들도 사자 같은 맹수 이동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니 긴장하는 모습이었어요. 사자 케이지를 옮기는 관계자에게 무섭지 않냐고 물으니, "무서워 죽겠어요 ㅜㅜ"하는 대답도 기억이 나요. 😯

어쨌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마취된 사자나, 코앞에서 우렁차게 울고 있는 사자를 마주 한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취재가 아니면 오기 힘든 현장이라 모든 상황을 잘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

왜 사자는 지하에서 햇빛도 보지 못하고 수년간 있었을까요? 문 닫은 동물원에서 오랜 시간을 왜 방치되어 있었을까요? 동물을 물건으로 보는 현행법의 한계죠. 물론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민법 개정을 통해 동물의 법적 지위 향상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만, 그게 끝이 아니에요.

제가 기사를 통해서도 몇 차례 지적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미흡한 '동물원수족관법'이나 '동물보호법'이 더 강화되어야 하고, 제대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법을 어기는 사례가 있다면 처벌 사례도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문제의 동물원 운영자는 앞서 또 다른 동물원 동물학대 문제로 처벌을 받긴 했지만 그게 끝이죠. 사실상 동물들을 방치하고 적절하게 돌보지 못했지만 개입할 수도, 처벌할 수도 없었어요. 이유는 '사유재산'이라는 거였죠. 휴업신고를 하지 않은 한 과태료만 300만 원 낸 것이 전부였어요. 문제가 눈 앞에 드러나 있어도, 그걸 따져 물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겁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의 공분이 있었기에 사자를 비롯한 동물들이 더 나은 환경으로 옮겨갈 수 있었어요. 대구시에서도 이런 동물원 상황에 대해 부담을 느꼈고, 하루빨리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신경을 쓰신 것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어요. 법적으로 제재는 할 수 없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무언의 압박이 됐던 거죠. 그동안 이 문제로 민원 전화도 적잖게 받으셨다고 해요. 🐿️🐂🦍🐎🐖🐑🐇🦌🐄🐾

단순히 동물 이슈에 해당되는 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관심은 '누군가'를 움직이게 합니다. 나의 옆에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지자체나 우리 사회 전체가 될 수도 있죠. 시민들의 공감과 목소리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