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한 주간도 잘 지내셨나요?
이번주는 장마 소식으로 계속 비 소식이 있네요. ☔ 재난 소식이 들려올까, 괜히 걱정도 듭니다. 다들 안전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
오늘 뉴스레터를 통해 살펴볼 이야기는 대구시의회 의장 소식입니다. 대구시를 비롯한 주요 기초의회에서는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달성군의회 같은 경우에는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여성 의장과 민주당 부의장이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대구 달성군의회 첫 여성의장·민주당 부의장 선출)
대구시의회는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두고, 갈등이 표면화되기도 했습니다. 갈등 끝에 결국 이만규 의장이 연임하게 됐는데요. 시의회를 담당하는 이상원 기자와 함께 관련 뉴스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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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대구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출을 마무리했는데요. 의회가 재개원한 후 전·후반기 의장을 한 사람이 연임한 첫 사례가 맞나요?
이상원 기자🎤맞습니다. 박정희의 군사쿠데타 이후 1961년 5월 전국의 모든 지방의회가 해산된 후 30년 만인 1991년에 대구시의회가 재개원했는데요. 재개원 후 현재까지 33년 동안 9차례 새로 선출된 의원들이 4년씩 임기를 수행했죠. 독자들도 잘 아시겠지만, 4년 임기는 2년씩 쪼개서 전반기, 후반기로 나뉘어집니다. 국회도 그렇지만, 이렇게 전후반기로 나눠서 상임위원회 재배치도 하고, 위원장, 의장 등을 새로 선출하기도 합니다.
대구시의회는 지난 8대까지 이어오면서 전·후반기 의장을 한 사람이 독식하는 사례가 없었습니다. 2002년 선출된 4대 의회에서 예외적 사례가 한 번 있긴 했는데, 말 그대로 예외적 사례였습니다. 후반기에 선출된 의장이 비리로 구속되면서 새로 의장을 선출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반기 의장이 다시 의장을 맡아 의회 수습에 나선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전반기에 의장을 맡아 했던 이만규 의장(중구2)이 다시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 출마해서 재당선 되는 사례가 생겼습니다. 언론에서 33년 만에 첫 연임 의장이라고 네이밍하는 이유도 이런 전사에 따른 겁니다. 부의장은 2명인데, 편의상 1부의장, 2부의장으로 구분합니다. 1부의장은 이재화 의원(서구2) 2부의장엔 김원규 의원(달성군2)이 선출됐습니다.
5개 상임위원회에는 각각 윤영애(남구2, 기획행정), 김재용(북구3, 경제환경), 허시영(달서구2, 건설교통), 박창석(군위군, 문화복지), 박소영(동구2, 교육) 의원이 위원장에 선출됐고, 운영위원회는 하중환(달성군1) 의원이 위원장에 선출됐습니다. 당연히 모두 국민의힘 소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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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만규 의장이 연임에 나서면서, 사실 6월초부터 의회 내에선 여러 말들이 많았잖아요?
이상원 기자🎤 이만규 의장 연임설은 올해 신년초부터 기자들 사이에는 본격적으로 돌았습니다. ‘의장’이라는 지위가 의회를 대표하는 자리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만 동시에 다음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경쟁자들 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선거운동’의 무기이기도 하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온갖 행사에 의장으로서 의전을 받아 참석할 수 있고, 수많은 청중들 앞에 서서 연설도 할 수 있으니까, 자신을 알리는데 이보다 좋은 게 없죠.
이만규 의장은 재선 시의원이고, 다음 선거에 중구청장 출마 가능성이 물밑에선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역인 류규하 중구청장도 시의회 의장을 거쳐 구청장에까지 오른 인물이어서 좋은 선행 모델도 있는 상황이죠. 그러다보니 이 의장이 전반기 의장이라는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해 연임에 도전하고, 2년 뒤엔 중구청장까지 나선다는 ‘설’이 파다했죠, ‘설’이 그냥 풍문에 그칠지 실제에 이를지는 2년 뒤를 기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만, 일단 절반은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어쨌든, 이 의장의 연임론이 거론되자, 반대편에선 당연히 반발도 생겼습니다. 마찬가지로 후반기 의장에 나서고 이후 그 경력을 통해 구청장 같은 다음 선거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의원은 더 있었거든요. 김대현 의원이나 하병문 의원 등이 그렇습니다. 이들 외에도 부의장에 선출된 이재화 의원도 사실 처음에는 의장에 나설 요량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이만규 의장에 반대하는 후보가 셋이나 되니, 모두가 나서면 후보가 난립해 표가 쪼개지고, 이 의장 연임을 막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니, 이들이 모여 단일화를 논의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죠.
지난 6월 3일 저희가 보도한 ‘대구시의회 의장 선거 안갯속?···‘이만규 연임 반대’ 단일 후보 나올 듯‘ 뉴스는 그러한 배경을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사실 이때 단일화에 나선 3명의 후보 중 한 사람이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해주면서 단일화만 되면 이 의장을 꺾고 단일 후보가 의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가 나가고 며칠만에 단일화는 깨졌죠. 세 후보 간 동상이몽이 결국 한 길로 이어지지 못한 것입니다. 사실 세 사람 모두 제각각 단일화 파토의 책임을 부인하고 있지만, 누구 때문에 단일화가 깨졌느냐를 분석하는 것보다는 단일 후보 중 1명을 포섭해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삼은 이만규 의장의 용인술을 인정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선거에서 이 의장과 맞선 김대현 의원이 한 말처럼, 전례없는 이번 의장 연임은 이후 의회에 입성할 후배 의원들에게 좋든, 싫든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 영향은 이후에도 시의원으로 재선, 3선을 하며 다음을 기약할 지금의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건 자명해 보입니다. 그것이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일지, 부정적인 영향일지는 지켜봐아 할 일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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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현 의원을 포함한 6명의 대구시의원은 17일 ‘전례 없는 대구시의회 의장의 부당한 연임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왼쪽부터 이성오·윤권근·김대현·박창석·박우근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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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의 결과가 나온 상임위원장 선거도 있었다면서요?
이상원 기자🎤 보통 의장단 선출을 하면 의장을 중심으로 부의장,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한 조로 짜집니다. 의장, 부의장을 선출한 다음날 상임위원장 선거도 이뤄졌는데, 의장이 선출된 날 이미 어느 상임위원장은 누구, 여기는 누구 하는 내정설이 나왔습니다. 국회에서도 각 당에서 내부적으로 상임위원장을 조율해 내놓는 것과 유사한 모습이죠. 그런데 실제 선출된 상임위원장 6명 중에는 내정설에 없던 인물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관련 뉴스를 재밌게 지켜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바로 박창석 문화복지위원장인데요. 박 위원장은 심지어 지난달 17일 김대현 의원 등과 공식적으로 이만규 의장 연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에 나선 인물이기도 합니다. 반대 기자회견까지 한 의원이 이만규 의장이 선출된 의회의 상임위원장에 올랐다는 게 의아한 일이잖아요. 원래 이 자리는 이만규 의장을 지지했던 정일균 시의원(수성구1)이 내정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26일 열린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정 의원만 문화복지위원장 후보로 나서기도 했죠. 그런데, 투표 결과에서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단독 후보의 경우에는 투표를 거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정 의원은 첫 투표에서 재적 32명 중 13명의 찬성만 얻어서 과반에 이르지 못했고, 이어진 두 번째 투표에선 11명이 찬성하고 20명이 기권표를 던지면서 위원장 당선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만규 의장을 지지한 의원이 24명이니까, 이들이 모두 찬성을 했다면, 무난하게 정 의원이 위원장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거죠.
선거가 끝나고 들려온 소식은 연임 반대에 나섰던 김대현 후보 측에서 정일균 의원을 강하게 비토 했고, 그것이 다른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요. 참 아이러니하죠. 김 후보 측이 정 의원을 강하게 비토한 이유는 있지만, 전적으로 김 후보 측의 주장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도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긴 좀 어렵다는 점만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여하튼 이처럼 의회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사실. 이만규 의장의 연임을 도우며 개별 의원들 제각각 이 의장으로부터 무언가를 약속 받거나, 암묵적 합의를 이뤘겠지만 그것이 ‘반드시’는 아니라는 걸 하루만에 깨우쳐 준 사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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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선거는 끝났고 이만규 의장은 첫 연임 의장이 됐습니다. 후반기 의회는 본연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이상원 기자🎤 의회의 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 역할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 없을 겁니다. 물론 견제를 위한 견제를 하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홍준표 시장은 지난달 26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시의회에 어떤 의원이 나서 견제 기능이 상실됐다고 하더라. 견제는 잘못하고 문제가 있을 때 의회가 나서야 한다. 잘하고 있는데 견제한다는 건 훼방”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자신들은 ‘견제’ 받을 일을 하지 않는다는 무오류의 자신감을 내비치는 시장을 상대로 의회의 역할은 더 크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만규 의장이 그 역할에 충실할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 스스로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물밑에서 많은 조율과 견제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할 수 있는 건 없죠. 25일에 선거가 끝난 후 기자들과 간단한 간담회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저는 그 물밑 견제의 사례를 한 두 가지만이라도 알려줘야 오해가 풀리지 않겠느냐고 질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의장은 알려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또 한 가지, 홍준표 시장의 지난 2년 시정을 평가해달라는 물음에도 이 의장은 답하기 곤란하다고 답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시의회의 견제는 훼방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히는 시장을 공식석상에선 평가조차 하지 못하는 의장. 그가 물밑에서 하는 견제라는 게 과연 어떤 것일지 저는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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