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새로운 한 주를 또 활기차게 시작하시길 응원드리면서, 오늘의 뉴스레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
지난 11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죠. 햇수로 10년 동안 해고 노동자로 살아온 금속노조 아사히글라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법원 선고 공판에는 오랜 세월 연대에 함께한 다른 노조와 정당, 시민사회 활동가들 100여 명이 함께해 승리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는데요.🌸
박중엽 기자도 조합원들과 함께 구미에서 새벽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함께 대법원으로 향했습니다. 박 기자와 함께 뉴스 뒷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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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히글라스 해고 이후 9년을 넘긴 해고자 투쟁이 지난주 대법원판결로 최종 승리하게 됐는데요. 당시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박중엽 기자🎤 잔칫날에 온 듯했습니다. 저는 선고 당일인 7월 11일 오전 6시에 구미에서 해고자들이랑 같이 버스를 타고 대법원에 향해서, 당일 하루를 쭉 같이 보냈는데요. 선고 전부터 재판장에서 판결 선고를 들을 때까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보다 제가 더 긴장했던 거 같아요. 🚌
선고 앞둔 심정이 어떠시냐고 여러분께 물어봐도, 특별한 동요를 느끼지 못했어요. 공장 밖에서 9년을 넘게 싸워 온 세월 탓인 걸까 생각했어요.
남기웅 조합원에게 물어봤더니, 승소도, 패소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만, 판결 결과와 무관하게 아사히글라스의 불법파견과 이에 따른 부당해고는 누가 뭐래도 사실이라고 여긴다고 했어요. 그래서 패소 이후 상황을 현실로 상정하고 패소 이후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우진 않았다고 했어요.
대법원 선고 당시에는 조합원을 포함해서 전국에서 아사히글라스 투쟁을 응원하는 노동자, 시민이 판결을 함께 들으려 대법원에 모였어요. 방청석은 108석뿐이라, 입장을 못한 사람들이 로비에도 기다렸어요. 한 법정에서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파견법 위반, 부당노동행위 관련 소송 총 3개 판결이 연달아 선고됐는데요. 판결마다 주심 판사가 짧게 결과만 말했어요.⚖️
"상고를 기각한다". 이 짧고 건조한 한마디는 법적으로도 아사히글라스의 해고가 부당하고, 해고자들에 대해 고용의무가 발생했다는 걸 확인한다는 의미였어요. 해고자들은 그 말 한마디를 듣자마자 작은 목소리로 "이겼다"면서 술렁였어요.👥
해고 당시부터 투쟁을 지켜본 저 또한 감격스러웠습니다. 당시 모인 사람들도 자기 일처럼 기뻐했어요. 여러 단체에서 왔는데, 예를 들어서 한국옵티칼하이테크도 있죠. 아사히비정규직지회가 연대해서 함께 자기 일처럼 싸웠던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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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노조 조합원들과 관계자들이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 지회장을 헹가래 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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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파견법 위반, 부당노동행위 관련 소송 총 3개 판결이 연달아 선고됐다고 하셨는데요. 각 판결의 결과와 의미가 어떻게 되나요?
박중엽 기자🎤 민사소송인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형사재판인 파견근로자보호에관한법률 위반 재판, 행정소송인 부당노동행위구제심판정취소소송이 한꺼번에 선고됐어요. 민사, 형사는 조합원 승소 취지, 행정소송은 패소 취지예요.
민사, 형사는 결이 같아요. 아사히글라스가 하청업체 GTS 소속이었던 조합원들을 파견법을 위반해 사용했다는 것이 인정됐다는 게 핵심이에요. 이 점에 따라 형사재판에서 당시 대표자와 아사히글라스 법인이 처벌받게 된 것이고, 민사에서는 조합원들의 아사히글라스 노동자 지위가 확인된 거예요. 다만 형사재판에서 확정판결을 한 건 아니고, 하급심으로 파기환송 했기 때문에 하급심에서 피고인에 대한 확정판결을 한 차례 더 할 거예요. 민사재판에서 승소로 선고되면서, 선고 직후부터 조합원들은 법률적으로 아사히글라스 직원이 된 거예요.
형사재판을 파기환송 했다는 건, 아사히글라스 측에 파견법 위반의 죄가 없다고 판단한 하급심이 잘못됐다는 건데요. 민형사소송 통틀어서 하급심인 대구지방법원 제4형사부(부장판사 이영화)만 불법파견의 죄가 없다고 선고한 바 있어요.
파견법에 따라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 근로자파견이 금지되는데 이때 대법원 판례에서 제시된 불법파견 판단기준 5가지가 있어요. 5가지 중에서도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게 직간접적으로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하청의 사업이 실질적으로 원청에 편입됐는지 이 2가지가 핵심 쟁점이에요. 대구지법 제4형사부는 원청의 지휘명령은 원청의 '작업지시권'이라며 원청의 권한이라고 해석했고, 편입 여부도 원하청 혼재작업 상황, 연속적 공정으로 인한 실질적 편입 정황을 무시하고 하청이 독자적 사업을 수행한 것으로 판단했죠.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이 시점에서 보면, 어이없는 판결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네요.
실제로 당시 법조계에서도 제4형사부 주심 판사가 로펌 태평양 출신인 게 어색하다는 지적도 제기됐거든요. 민사재판에서 사측 대리를 맡은 곳이 태평양인데, 태평양 출신 후관 판사가 내용적으로 동일한 사건을 재판한다는 것이 적합하지는 않다는 지적이에요. 노조에서는 '파견 판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었죠.
부당노동행위구제심판정취소소송은 부당노동행위의 입증 책임이 이를 주장하는 노조에 있어, 사측에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대해 노조가 명확히 입증해야 하는데 부족하다는 취지예요. 이 판결에 따르면 당시 178명에 달했던 하청업체 노동자를 하루아침에 모두 해고한 다음, 아사히글라스 관계회사를 정리하고 그 직원들을 해고자들의 자리에 채워 넣었어요. 재판부는 아사히글라스가 하청업체 직원들의 사용자인 점은 맞으나, 그 점 때문만으로는 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까지 입증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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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고 후 법정을 나선 조합원들은 함께 공판에 참석한 연대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법원을 나서, ‘현장에서 뜨겁게 노조활동 펼치겠다’고 손으로 쓴 현수막을 펼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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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박중엽 기자🎤 아사히글라스는 노조에 공문을 보내 출근 통보를 하면서, 출근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전달했어요.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10년 가까운 해고 생활에 따라 신변 정리할 일들이 많이 있는데, 출근 시점을 협의하지도 않고 단박에 경고성 공문으로 출근을 통보하니 황당하다고 해요. 생계 때문에 해외에 나간 조합원, 병원에 입원해 재활 중인 조합원도 있는데 미출근 시 책임을 묻겠다는 게 어이없다는 거죠. 공문에는 사과도 없었어요. 부당한 해고로 10년의 세월을 보낸 사람들에게 도의란 없는 걸까요. 판결 이후 공장으로 돌아가게 됐지만, 조합원들은 다시 공장에서 새로운 싸움을 해 나가게 되었네요. 저는 그 또한 지켜보며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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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대법원 선고 공판에는 조합원들이 오랜 세월 연대에 나섰던 다른 노조, 정당, 시민사회계 100여 명도 함께 참석해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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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글라스 부당해고 사건 주요 경과
2015. 5. 29. 아사히 사내하청 노동조합 설립
2015. 6. 30. 노동조합이 결성된 하청업체 ‘지티에스’ 소속 178명 전원 문자 해고
2015. 7. 1. 아사히글라스 정문 출입 통제
2015. 7. 21. 부당해고, 불법파견 고소, 부당노동행위 진정
2016. 3. 25. 중앙노동위위원회 원청 아사히글라스 부당노동행위 판정
2017. 4. 14. 광화문 고공 단식농성 시작. 27일간 진행
2017. 8. 29. 아사히글라스 기소 촉구 대구검찰청 천막 농성 시작. 약 6개월 진행
2017. 9. 22. 고용노동부, 178명 직접고용 시정지시
2017. 12. 22. 대구검찰청 김천지청 불법파견 무혐의 처분
2018. 5. 14. 대구고검, 불법파견 혐의를 다시 수사하라는 ‘재기수사 명령’
2018. 12. 27. 기소를 촉구하는 대구검찰청 로비 점거 농성. 11명 연행
2019. 2. 13.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파견법 위반 기소 권고 결정
2019. 2. 15. 검찰, 불법파견 기소
2019. 8. 23. 근로자지위확인 민사 1심, 직접 고용 판결
2021. 8. 11. 파견법 위반 형사재판 1심 유죄 선고
2022. 7. 13. 근로자지위확인 민사 2심, 직접 고용 판결
2022. 8. 19. 임금 손해배상 ‘64억 지급’ 민사소송 승소. 법원은 사측의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임
2023. 2. 17. 파견법 위반 형사재판 2심 “무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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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스쿨 🔖
뜨거운 주말 오후, 2024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스쿨이 진행 됐습니다.
올해 2회차를 맞은 올해 저널리즘스쿨은 '숨은 노동 찾기'라는 주제로 모였습니다.
15명의 참가자는 저널리즘과 노동에 대한 강의를 듣고,
팀을 나눠 취재에 들어 갑니다.
이들이 한달여 간 준비해 쓴 기사는 뉴스민 홈페이지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많은 응원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주최: 뉴스민, 성서공동체Fm, 시청자미디어재단 대구시청자미디어센터,
전국언론노조 대구경북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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