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새로운 한 주를 또 활기차게 시작하시길 응원드리면서,
오늘의 뉴스레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
대구시가 논란의 '박정희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세웠습니다. 홍준표 시장이 참석한 제막식과 함께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는데요.
이상원 기자도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취재기자가 전하는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함께 뉴스 뒷이야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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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광장 표지판 제막식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이상원 기자 🎤 뜨거웠습니다. 🔥🔥🔥여러 의미에서.
14일 오전 11시 30분부터 표지판 제막식이 열렸고, 11시부터는 시민단체 등의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저는 기자회견보다 30분 일찍 현장에 도착했는데요. 신세계 백화점을 통해서 광장으로 들어섰는데, 광장 방향 백화점 출입문에서부터 일군의 사람들이 무더기로 모여 있는게 포착됐습니다. 대구시 공무원들이랑 경찰 등이 행사 시작 전에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으로 피신해 있던 거였어요.
이날 대구에는 폭염 특보가 발효되어 있었고, 낮 최고 기온은 32.6도를 기록했습니다. 🌡️ 여러 모로 뜨거울 수밖에 없는 날씨였으니, 공무원들도 피신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현장에서 주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데요. 이날은 더운 날씨 때문에 휴대폰 카메라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식겁을 했더랬습니다. 🌞
그들을 통과해서 광장으로 나가니, 광장 한켠에 마련된 공원에 또 일군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저보다 일찍 온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그늘 아래에 피신해 있었고, 시민단체와 야당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었죠. 조금씩 조금씩 늘어난 기자회견 인원은 나중에 보니 근 100명에 육박해 보였습니다. 시민단체 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의당, 녹색당 등 5개 야당이 기자회견에 함께 했으니까 참여 인원이 여느 기자회견보다 많았던 거 같습니다.
기자회견 과정에서 표지판 설립에 찬성하는 한 남성이 기자회견장에 난입해서 잠시 소란이 일긴 했지만, 큰 무리 없이 진행이 됐고요. 11시 20분께 홍준표 시장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긴장감이 높아졌죠. 시민단체 쪽에선 여차하면 제막식 현장으로 밀고 들어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거든요. 제막식이 열린 곳과 기자회견 장소는 불가 1~2미터 거리였고, 중간에 특별히 양쪽을 구분할 수 있는 시설물도 없었어요. 그 탓에 대구시는 기자회견이 시작되고 얼마 안가 공무원들을 투입해서 인간벽을 만들긴 했습니다. 동구새마을회에선 찬성 현수막도 들고 와서 인간벽 만들기에 동참했구요. 📢
11시 30분부터 제막식 행사가 시작됐는데, 이후부턴 큰 충돌은 없었습니다. 홍 시장 등의 인사말이 끝나고 본격적인 제막 행사가 시작될 무렵에는 시민단체와 야당 측에서 구호를 외치며 움직임을 보여서 대구시 쪽에선 분주한 모습도 보였죠.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있는 곳이 보이지 않도록 새마을회 측이 가져온 현수막을 공무원들이 들고 서서 ‘현수막벽’을 만들기도 했구요. 지난해 퀴어축제 당시에 대구시 공무원들이 퀴어축제 반대 단체 등이 만든 현수막을 들고 강제집행을 하려던 모습이 떠올라 황당하기도 했죠. 이분들 남의 현수막 들고 이러는데 재미가 들었나··· 혹시나 싶어서 새마을회 측에 현수막 준비를 어디서 했는지 확인도 했는데요. 동구새마을회 측은 대구시 새마을회가 준비해준 걸 들고 왔다는 설명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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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의당, 녹색당 등 야5당은 기자회견을 열고 표지판 설치를 반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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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시장이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박정희 동상도 추진하고 있는데요.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걸까요?
이상원 기자 🎤그러게요. 무슨 이유일까요? 일단 홍 시장이 직접 밝힌 이유는 대구가 산업화의 도시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제막식 인사말에서 홍 시장은 “오늘 행사는 근대 산업화의 시발점이 된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기리기 위해 우리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된 것”이라며 “동대구역 광장은 대구 대표 관문이자, 우리 대구의 얼굴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이곳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설치하고 올해 안에 동상을 세워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시민들과 기념할 생각”이라고 말했거든요. 보수 정치 세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나 친일 전력 등을 반박하는 주요 근거가 산업화라는 걸 고려하면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이유죠. 🚅
산업화를 명분으로 홍 시장이 박정희 기념사업, 박정희 우상화를 추진하는 또 다른 이유를 외부에선 정치적인 맥락에서 찾죠. 우상화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논란을 통해 홍 시장 스스로 보수 정치 세력에서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여주고, 반대 논란에도 불구하고 광장을 만들고 동상을 세운다면 보수 지지층에선 ‘역시 홍준표’라는 평을 받을 수 있게 될테니까요. 이를 기반으로 차기 보수 세력의 대권 후보로 나서기 위한 치적을 쌓으려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그렇게 치밀한 계획으로 홍 시장이 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런 계획이 있었다면, 좀 사전에 예산도 반영하고, 예산을 반영하면서부터 논란을 만들어가지 않았을가 싶습니다. 어차피 논란이 있더라도 뜻대로 할 홍 시장이니 만큼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동상 건립 예산은 지난 4월에서야 추경을 통해 마련했고, 이번 박정희 광장 관련 예산은 애초에 잡힌 게 없어서 해당 부서가 별도로 요청해 사업비가 마련되는 과정을 거친 걸로 확인이 됩니다. 제가 기회가 될 때마다 홍 시장 이후 대구시의 행정이 홍 시장이 지시만 하면 그 지시를 실현하기 위해서 너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걸 보면, 홍 시장은 이미 스스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대구시를 운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대구 대통령’이죠. 홍 시장 이후 대구시는 대구시가 전국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하기도 했고, 지난해 대구시가 만든 2023년 성과 자료집을 보면, 군위군을 편입하면서 전국 특광역시 중 최대 ‘영토’를 보유하게 됐다고도 자랑했거든요. 아시겠지만, 영토는 ‘한 국가의 주권이 미치는 땅의 영역'을 의미해요. 지자체의 행정 영역을 영토라고 표현하진 않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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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광장’ 표지판 제막식 인사말에 나선 홍준표 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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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대하는 시민들도 현수막과 서명 등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전하고 있는데요. 어떤 이유로 박정희 동성과 광장이 문제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나요?
이상원 기자 🎤 반대 이유는 많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매우 논쟁적인 인물이기 때문이 첫 번째 이유죠. 독재자였고, 그 시절 그로 인해 억울하게 고문 받고, 죽거나, 옥살이한 희생자들이 너무 많죠. 광복절을 앞두고 박정희 광장 표지판이 제막하게 되면서는 그의 친일 전력도 부각되게 됐습니다. 일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쓰고, 독립군 토벌을 주로 한 만주군 소위로 복무한 이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겠죠.
개인적으론 절차나 예산의 규모도 문제라고 봅니다. 동상이나 광장을 만드는 걸 용인한다고 하더라도 왜 그 장소가 동대구역 광장이어야 하는지, 대구 대표도서관과 공원이어야 하는지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기념을 할 수 있지만, 그 장소를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오가는 광장과 공원으로 정해서, 기념하고 싶어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기념을 강요해선 안되겠죠. 그러면 당연히 또 다른 갈등이 표출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예산도 14억이나 들어갑니다. 홍 시장 이후 대구시가 재정이 어렵다며 그렇게 우는 소리를 한 걸 고려하면, 14억이란 예산도 적은 건 아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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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이름 붙이는 표지판 제막식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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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표지판 설치 불법 여부에 대해 검찰 고발 계획을 밝히는 등 논란은 계속될 거 같은데요.
이상원 기자 🎤 대구시가 권한 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긴 했는데요. 그걸 형사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일인지는 일단 따져볼 일이긴 합니다. 일단 대구시는 언론에 박정희 광장 표지판을 세우는 일이 공식적으로 행정적, 정치적으로 이름을 명명하는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상징적인 의미라고 하고 있죠. 그러면서 ‘시민들에게 제안하는 것’이라고도 설명했습니다. 대신 표지판은 ‘주민편의시설’이라고 소개하고 있기도 하죠.
참 교묘한 말장난이라고 생각은 하는데요. 교묘한 말장난으로 법적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기도 할 겁니다. 행정적으로 지명을 변경하려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또 대구시에 그럴 권한이 실제로 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런 복잡하고 어려운 일은 건너뛰고, 쉬운 길을 선택한거죠. 민주당이 무슨 혐의로 고발할지 아직 특정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아마도 직권남용 정도가 되지 않을까 추정 됩니다. 직권남용으로 처벌하는 건 쉽지 않은 만큼, 고발 자체가 처벌을 바라고 하는 건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고, 정치적 논란을 이어가는 수단으로 해석하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
저는 그보다 TBC의 보도가 의미가 있어보였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문 표기가 오류라는 지적이었죠. 정부 대통령기록관이나 구미의 박정희대통령역사자료관, 살아 생전에 사용된 여권 등에서 ‘정’의 영문 표기를 ‘CHUNG’으로 했는데, 대구시의 표지판에는 ‘JEONG’로 해서 오류라는 거죠. 박정희를 기념하겠다고 하면서 이렇게 사소한 기록부터 틀리면 어쩌자는 거냐는 지적입니다. 대구시와 홍 시장은 로마자표기법에 따라 ‘JEONG’이 옳은 표기법이라고 주장은 하지만, 설득력은 없어 보입니다.
그 시절의 표기법은 ‘ㅈ’을 ‘J’ 또는 ‘CH’를 병행해서 쓸 수 있도록 했고, 박정희 본인이 ‘CHUNG’으로 사용했고, 대구시가 주장하는 표기법은 이후에 마련된 것에 불과한데다, 표기법에서도 역사적 인물의 이름 같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애초 사용해오던 표기를 그대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죠. 이 일로 가만히 있던 구미시가 뜬금없이 ‘박정희로’의 영문 표기를 잘못하고 있는 것도 알려졌는데, 구미시는 도로명의 영문표기도 CHUNG으로 통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죠. 📢
다시 한 번 홍준표 이후 대구시가 행정을 얼마나 주먹구구식으로 엉망진창으로 하는지가 증명된 사례로 남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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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희 광장' 표지막 제막식 현장에는 반대단체 인파와 이를 막는 공무원, 찬성단체들로 혼잡한 모습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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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주말 오후, 2024 대구경북 커뮤니티 저널리즘스쿨이 진행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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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뉴스민, 성서공동체Fm, 시청자미디어재단 대구시청자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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