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54 코너는 <뉴스민> 기자들의 주장과 생각, 취재 뒷이야기를 전하는 기자칼럼 코너입니다.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들과 만나기 위한 <뉴스민>의 한 방편입니다.
풍력발전기 수명은 20년이다. 이 수명이 다해가지만 여전히 이를 둘러싼 사회적 고민과 합의는 부족하다. 물론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3월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주민수용성실’을 별도로 만들었다. 2020년에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을 근거로 발전사업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그렇지만 발전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지방 정부는 공신력 있고, 전문적이고, 갈등 해소의 훌륭한 중재자여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비전문적이고, 신뢰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닐지 우려가 듭니다. 여론 수렴은 정책 결정 과정에 이미 이뤄졌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책임자는 자신의 말이 어떤 영향‧결과를 가져올지 좀 더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풍력 취재를 할 때만 해도 이렇게 계속 취재할 일이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취재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습니다. 정부나 기관 관계자들은 묻는 사람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취재 전화를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경북 영양의 풍력발전단지는 이번에 처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또’ 생기는 일이지만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강원과 경북 산지가 바람이 좋다는 이유로만 풍력단지가 몰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인구소멸지역의 고령화 상황 등도 함께 고려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를 위해 찾은 영양도 인구가 적은 곳이라는 것이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느껴졌습니다. 젊은 층도 보기 어려웠습니다. 10여 명의 사람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은 풍력에 관한 모임이었습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도시민들이 에너지가 어떻게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지 통찰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