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미니125] 11월 7일을 기대해주세요 🤫

2024. 10. 13.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새로운 한 주를 또 활기차게 시작하시길 응원드리면서,

오늘의 뉴스레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

지난 8일 대구시가 ‘2024 공무원 노래자랑대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대구시청 직원 동호회 ‘대구가무’가 개최한 행사라는데요. 25개팀이 참여해서 최우수, 우수, 장려(2)팀을 선발해서 각각 100만 원, 70만 원, 50만 원씩 상품권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홍준표 시장은 이게 다 직원들 사기 진작 차원이라고 한다는데요. 🎤

어쩐지 좀 비슷한 게 떠오르지 않으신가요. 지난 5월에 있었던 공무원 골프대회입니다. 아마도 99.99% 확률로 노래자랑대회에 제공된 상품권도 세금으로 마련해 줬을 겁니다. 세금으로 자기들끼리 골프대회를 열고, 노래자랑 대회를 열어 수백만원씩 상품을 주는 것 까지도 좋습니다. 그런데 왜 관련한 정보는 죄다 비공개를 하는 걸까요? ⛳

이상원 기자는 공무원 골프대회 이후 직원 동호회의 세금 사용 근거와 내역을 확인하는데 꽂혀 대구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는데요. 마침 이 소송의 첫 기일도 지난주에 있었다고 합니다. 대구시는 도대체 무슨 이유로 손배 소송까지 감수하며 동호회 정보를 감추는 걸까요? ⚖️

✅공무원 골프대회 정보는 일급기밀? ‘위법’ 결정에도 반복되는 대구시 정보 비공개

(2024.07.10)

✅[알림] 반복적인 대구시 공무원 골프대회 예산 지원 근거 비공개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2024.07.01)

✅세금 쓰는 대구 공무원 골프대회, 올해도 정보는 비공개(2024.04.12)

✅대구시, ‘공무원 골프대회’ 맞춤형으로 내부 기준 변경?(2024.02.15)

🤔 우선, 손해배상 청구 소송 경위부터 소개를 좀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이상원 기자 🎤 네, 소송은 지난 6월 28일에 제기했습니다. 대구시가 위법하게 행한 정보 비공개 결정으로 빚어진 피해에 대해 보상하라는 취지인데요. 청구액은 100만 원, 소액입니다. 정보공개청구와 관련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일률적으로 100만 원 정도로 정해지고 있기 때문에 그걸 따른 걸로 보시면 되는데요.

그렇다면, 무슨 정보에 대한 비공개냐? 2024년 대구시 직원동호회 지원 계획 문서입니다. 직원동호회 계획 문서는 대구시가 해마다 2월경에 작성하는 문건으로, 해마다 적으면 5,000만 원, 많은면 1억 원까지도 지원되는 직원 동호회 활동에 일정한 예산 지원 기준과 계획 등을 담고 있습니다. ⛳

제가 이 문서에 꽂힌 건 지난해부터입니다. 지난해 4월 대구시가 홍준표 시장의 주도로 공무원 골프대회를 연다는 게 공식화된 다음부터인데요. 경남도지사 시절에도 공무원 골프대회를 열어 물의를 빚은 홍 시장이 대구에서도 같은 행사를 열기로 하면서, 교묘하게 직원 동호회가 자발적으로 여는 것처럼 꾸몄죠. 대회에 필요한 예산 경비는 각자가 부담한다고 하면서도, 약 1,200만 원 가량을 세금으로 지원했습니다. 이중 700만 원이 시상품이었죠. 🏆

홍 시장은 떳떳하라고 했지만, 대구시는 사실 이 대회가 떳떳하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개최 소식이 알려진 후 대구시가 이 같은 대회를 열고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률적, 제도적 근거가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정보를 확인하려고 했는데요. 그런 저에게 발견된 문건이 바로 ‘2023년 직원 동호회 지원 계획’이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이 문건의 제목만 공개되어 있을 뿐 내용은 알 수가 없었죠. 그래서 정보공개청구를 하게 됐고, 지금에 이르게 된겁니다. ⚖️

▲ 지난 5월 군위 한 골프장에서 열린 제2회 대구시 공무원 골프대회 개회식 (뉴스민 자료사진)

🤔 참, 긴 사연이에요. 지난해 자료는 행정심판 끝에 대구시의 위법한 비공개라는 판단을 받고 정보도 받아냈잖아요?

이상원 기자 🎤 맞습니다. 구체적인 사정은 건건이 보도를 해뒀으니 살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여튼, 저는 정해진 룰에 따라 정보 비공개 결정에 이의제기를 지속했고, 잘못된 행정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두 가지(행정심판, 행정소송) 수단 중 행정심판으로 2023년 자료는 받아냈습니다. 지난해 4월 18일 첫 정보공개청구 이후 9개월 만인 지난 1월 17일의 일인데요.

받아낸 정보를 토대로 대구시가 공무원 골프대회를 앞두고 골프대회 맞춤형으로 내부 기준을 변경했을 가능성을 포착하고 보도했습니다. (관련기사=대구시, ‘공무원 골프대회’ 맞춤형으로 내부 기준 변경?) 2022년까진 사용이 금지됐던 시상금(시상품)으로도 쓸 수 있게 바뀌고 심판비도 3배 가량 늘었는데, 이게 다 골프대회에 적용됐다는 걸 근거로 했습니다. 지난한 결과였죠. ⛳

그런데, 말입니다.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9개월 가량 걸려 ‘직원 동호회 계획 문서’는 비공개하는 건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올해 생산한 문서를 또 비공개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에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대구시는 너무나 태연하게, 지난해와 같은 이유로 비공개 결정했답니다. 🔒

▲제2회 대구시 공무원 골프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념사진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민 자료사진)

🤔 그래서 이 비공개는 위법하므로, 그 위법한 행정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한거잖아요?

이상원 기자 🎤 네, 대구시는 정보공개법상 9조 1항 5호를 근거로 해당 정보는 ‘내부검토’에 있고,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비공개했어요. 다시 한 번 설명 드리면, 이 비공개 사유는 지난해 정보에도 동일하게 주장했던 거였고, 당시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응, 그거 아니야~’ 했던 이유입니다. 🤔

그런데도 똑같은 이유로 대구시가 비공개 결정을 했다면, 해당 정보에 뭔가 엄청난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번에야 말로 이 이유로 비공개를 할 수 있다! 싶을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그런 건 아닌 걸로 보입니다. 비공개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심의한 대구시 정보공개심의회의 의결서를 받아서 봤는데요. 심의는 4대 3으로 비공개가 유지되는 결론이 났지만 제 손을 들어준 3명의 심의 위원들의 의견서에서 올해 정보가 지난해 것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이 됩니다.

꼬랑지를 잡은거죠. 하다하다 대구시가 위법하다는 행정심판 결론이 난 행위를 근거 없이 반복하고 있다는 꼬랑지 말입니다. 이 정보를 확인하는 즉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준비에 들어갔더랬습니다. ⚖️

🤔 대구시가 주장을 꺾진 않을 거 같은데, 첫 재판은 어땠나요?

이상원 기자 🎤 맞아요. 대구시는 두 차례 준비서면을 통해서 손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행정심판 결과는 2023년 정보에 대해서만 효력이 있지 2024년 정보는 효력이 없다. 다른 하나는 정보 비공개는 타당한 결정이다. 요렇게입니다.

둘 다 사실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고 봅니다. 첫 번째 행정심판 효력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동일한 정보에 대해 이미 위법하다는 판정이 있어, 동일한 절차를 거치면 마찬가지로 위법하다는 판단이 나올 것이 분명한 정보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하는 행위가 위법하다는 거거든요. 만약 대구시 주장처럼 행정심판 효력에 대한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다면, 시민들 입장에선 매번 다르지 않는 정보를 공개 요청하고 행정청이 비공개하면 다시 행정심판을 해서 받아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 초래됩니다. 이게 말이 되는 걸까요? 🤷

두 번째는 대구시는 비공개가 타당하다는 이유로 일부 정보가 공개된 후 저희 같은 ‘못된 언론’이 추측성 보도를 해서 동호회 활동이 위축됐다면서,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어렵게 됐다고 주장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대구시는 특별한 근거도 없이 동호회 활동이 위축됐고, 공정한 수행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다들 보시면 알겠지만 대구시는 5월 공무원 골프대회, 10월 공무원 노래자랑대회까지, 아무런 꺼림없이 개최하고 있습니다. ⛳🎤

혹시나 해서 직원동호회 지원 예산의 집행률도 따로 확인해봤는데요. 2023년엔 90%가 넘고, 올해도 9월까지 88% 가량 되는 걸로 확인이 됩니다. 허참, 돈은 돈대로 쓰면서 활동은 위축되고 있다는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활동도 안하면서 시민 세금을 막 쓰고 있다, 이런 말일까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죠. 📝

▲ 2022년 대구시 직원동호회 지원계획 문서

🤔 결과가 기대되는데요, 언제 알 수 있을까요?

이상원 기자 🎤 지난 10일 기일이 첫 재판이자 마지막 재판으로 변론이 종결됐구요. 11월 7일이 판결일로 잡혔습니다. 별다른 이슈가 없으면 11월 7일이면 1심 판결을 받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90% 이상 이길 확률이 높다고 생각은 하지만, 재판 결과라는 게 매번 확신하는대로 따라 오는 건 아니라 10%의 불안함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저희가 제기한 또 다른 대구시의 정보 비공개에 대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한 것처럼, 반드시 이길거라고 보고, 그때 다시 승전 보고를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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