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
지난 주말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곳곳에 핀 벚꽃을 실컷 구경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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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뻤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 소식을 듣고 봤으면 더 좋지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난 겨울부터 거리에서 민주주의 봄을 외쳐 온 시민들이 승리하는 그 날이 이 벚꽃이 지기 전에 반드시 오길 기대해봅니다. 🌸🌸🌸🌸🌸🌸
오늘 뉴스레터는 경북 산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22일 오전 경북 의성에서 성묘객 실화로 발생한 산불이 안동과 청송, 영덕, 영양까지 번져 많은 주민들의 속을 태웠는데요.
뉴스민 기자들도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분담해 여러분께 뉴스를 전해드리고자 했습니다. 기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뒷 이야기를 뉴스레터를 통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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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민은 지난 24일 의성 현장 기사를 시작으로 28일까지 14편의 관련 기사를 보도했는데요. 박중엽 기자는 산불 발생 초창기 의성 현장을, 주불이 거의 진화되어 가던 영덕을 각각 다녀왔는데요. 당시 현장분위기는 어땠나요? 어떻게 해서 취재를 계획하게 된 건가요?
[관련기사]
박중엽 기자🎤 의성에 산불이 났을 때만 해도 지금처럼 크게 확산될 거라 생각 못했어요. 매년 산불 피해는 있긴 하니까, 예년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24일 안동에 다른 건으로 인터뷰 일정을 잡고 겸사 겸사 의성에 들러서 살펴봤는데요. 그때는 주말 사이에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힌 분위기였어요. 안평면 괴산리 주민 대피소에도 주민들이 대부분 귀가한 상황이였죠.👩🚒
의성에서는 농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밭을 가꾸거나, 농기계를 몰고 도로에 다니는 분들도 많았어요. 농사는 쉼 없이 돌보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기사도 산불 진화 그 자체보다도 연기 흡입으로 인한 대처, 치료 방안과 관련해서 취재해 기사를 썼는데요.
그 다음날부터 생각보다 훨씬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았어요. 24일 안동에서 인터뷰 했던 사람들이 25일 안동에도 산불이 엄청 심각하다면서 황급하게 연락이 왔어요. 안동 사람들도 이처럼 빠르게 불길이 넘어올 거라고 예상하지는 않았었거든요. 그러고부터는 불길이 좀 더 동쪽인 청송, 영덕까지 빠르게 확산 되더라고요.🚒
그 다음에 갔던 현장은 영덕인데요. 28일 주불이 다 잡히던 날 방문했어요. 혹시나 바람에 따라서 울진 원전 방향으로 갈까 걱정되기도 했고, 영덕 또한 과거 천지원전 건설 예정지였는데요. 저는 기사에는 담지 않았지만 주민들이 이번 산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원전이 안전한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원전 자체에 대해 찬반 의사가 분명했는데, 찬성한 분도 원전 자체를 반기기보다는, 워낙에 지역의 축소, 인구소멸 등 문제가 악화되기만 하다보니까 원전 건설로 인한 부수적 효과라도 기대하는 심정에 가까웠어요. 이 또한 농촌이 처한 막막한 현실을 잘 보여주는 모습으로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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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이 거의 진화된 28일 경북 영덕 해안 마을 모습. 듬성듬성 불에 탄 해안가 민가. 화재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고 불규칙해, 산불 확산 당시 해풍이 강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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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민의 관련 기사 상당수는 26일 산불이 한창이던 날에 집중되기도 했는데요. 그날 이상원 기자는 이른 아침 의성 인접도시로 무작정 향했습니다. 그 가운데 청송 지역 현장 모습을 전했는데요. 산불 초기와 어느정도 완료된 상황과 달리 상당히 심각한 모습들을 현장서 접했을 거 같은데요, 어땠나요?
[관련기사]
이상원 기자🎤 적지 않은 재난 현장을 다녀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산불 현장은 또 달랐습니다. ‘산불이 났다. 그 불이 사람들이 생활하는 곳까지 번져와서 피해가 발생했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했지 그 ‘피해’라는 것이 어떤 모습일지는 와닿지 않았어요. 그런데 산불은 ‘냄새’로 먼저 피해를 알렸고, 어느 순간부터는 누렇게 변한 풍경으로 피해를 이야기했어요. 대구에서부터 한참을 청송으로 달려가는데 안동 임하댐 서쪽 편에서부터 매캐한 공기가 코를 찔렀어요. 출발 전에 이미 현장에 있는 선배 기자들에게 연락을 했었는데, ‘마스크 꼭 쓰고 다녀라’는 이야길 듣고도 그냥 운전하기 바빴던 스스로를 책망했죠. 이렇게 숨쉬기 힘들 정도로 목이 맵고, 코가 따갑다고? 창문도 열지 않았는데? 결국 갓길에 차를 세우고 코로나19 이후 대시보드에 잠자던 마스크를 꺼내 꼈습니다. 그리고 몇 킬로 더 가지 않아서 곧 세상이 누렇게 변했어요. 이유를 모르겠더라구요. 좀 전까지 공기는 탁해도 시야까지 탁하진 않았는데, 어느 순간 누렇게 세상이 변하다니? 하늘을 올려다보니 명쾌하게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태양을 가리고 있다는 건 느껴졌어요. 😤
워낙에 불이 컸기 때문에 1차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진보면에 접어들었을 땐 도시 전체가 ‘죽어있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로 고요했습니다. 대피소가 차려진 진보면체육문화센터에 다다랐을 때에야 사람들을 좀 볼 수 있었죠. 놀란 건 이재민들이 하룻밤을 묵었다는 강당의 사정이었죠. 일단 텐트 하나 없이 그냥 맨 바닥에 스티로품을 깔고 잤다는 사실에 놀랐는데, 그 안이 매캐한 연기로 그득했다는 게 더 놀라웠습니다. 전날부터 계속 그 상태였다고 하더라구요. 커다란 환풍기 몇 대를 작동시키고 있었지만, 목이 따갑고 눈이 매워 혼났습니다. 그런곳에서 만난 이재민은 대부분은 고령의 노인들이었습니다. 그분들이 겪는 어려움은 집을 잃었다는 것도 있지만 동시에 건강을 돌보기 힘들어졌다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 나이면 대부분이 한, 두가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데 그 약도 채 챙기지 못한 이가 많았던 거죠. 불을 피해 살았는데, 약이 없어 죽을지 모르겠다는 우스개를 들어야 했죠. 🔥🔥🔥
그리고 불은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대피소에서 만난 분의 집이 있던 곳을 찾아가 봤더니, 새까맣게 타버린 집들이 확인되는 건 당연했는데, 현장에서 만난 그 마을 주민 말로는 까맣게 타버린 집 중 하나는 전날 마을 주민들이 대피할 때 타버린 게 아니라, 이튿날 아침, 그러니까 제가 현장에 갔던 그날 오전에 다 꺼진 줄 알았던 불이 살아나서 다 태워먹었다고 하더군요.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을 다가가면 여전한 열기가 후끈하게 느껴질 정도였죠. 다행이 집을 지킨 그 주민은 하루 종일 곳곳에 물을 뿌리느라 정신이 없어보였습니다. 소나무숲도 찾아갔는데, 불이 다 꺼진 줄 알고 방심하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밑둥에서부터 아직 다 꺼지지 않은 불이 거세게 타고 있는 게 보였거든요. 갖고 있던 500ml 생수물을 부어봤지만 별무소용했고, 급하게 인근에 있는 공공기관에 불씨가 살아있다는 이야길 전하며 조치를 부탁했더랬습니다. 이런 불이 대도시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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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산불이 한창 심각했던 청송군 진보면 괴정2리 일대 모습. 집이 불타고 연기로 가득 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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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산불은 강풍을 타고 경북 동북 방향으로 번졌는데요. 김보현 기자는 피해가 심각했던 배경과 관련해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셨는데, 우리사회가 앞으로 어떤 대응 체계가 필요할까요?
김보현 기자 🎤 산불이 더 자주, 오래, 크게 나는 건 분명 기후위기 때문이 맞아요. 이례적으로 따뜻하고 건조했잖아요.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후 탓만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와요. 우리는 정말 산불이 이렇게 커질 수 있다는 걸 몰랐을까요. 도시에선 산불 뉴스를 봐도 자기 일이라 체감하지 못하지만요. 농어촌에선 집과 가축, 가족까지 잃을 수 있는 재난이에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했어야죠.
🐖🐂🌳🏡
특히 이번 기회에 산림청의 책임이 없는지 명확하게 물어야 해요. 불이 빠르게 확산한 게 산림청의 조림(인위적으로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방식) 정책 탓이라 보는 시각도 있어요. 산림청은 매년 소나무 비율을 높여 왔는데,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빠르고 오래 타요. 불똥이 날아다니는 비화 현상도 일으키죠. 임도(산에 길을 내는 방식) 역시 오히려 불길이 번지는 길이 된다고 보기도 해요. 지상의 불을 주로 끄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에게 충분한 장비가 지급되고 교육이 이뤄졌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와요. 산불 예방부터 진화 시스템까지 전체적으로 점검해야 해요.🚒 👩🚒
가장 반성해야 하는 건 재난이 벌어지고 난 뒤에야 대책을 세우는 우리 사회의 구조예요. 기후위기 속 잦아진 산불은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고 있었는데 큰 사건을 겪고서야 우린 후회하고 있죠. 저도 반성해요. 뉴스민 후원회원 중 한 분이 ‘산불이 문제다. 산림청을 취재해 달라’ 여러 차례 얘기하신 적 있거든요. 흘려들었던 그 말을 이제야 되짚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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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안동시 남후면 무릉리 59 일원에서 산불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사진=경북소방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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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와 각 시군, 경북도 산불상황지휘본부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정리해서 현황을 정리해서 기사를 썼습니다. 기본적인 발생 상황과 진화율, 피해지역, 대피현황, 동원인력 등을 정리했고, 그외 관련해서 다룰 만한 뉴스들도 계속 체크했는데요.
🎤 30일 오후 5시 30분 기준 경북도가 발표한 현황에 따르면 안동 4명, 청송 4명, 영양군 7명, 영덕군 9명, 의성군 2명으로 26명인데요. 전날 산불로 인한 중상치료 중 영양군에서 사망자가 늘었고, 의성군의 경우 산불진화에 나섰던 헬기조종사 한 분이 포함됐습니다. 🔥
산불 상황 동안 인명 피해 현황을 계속 살폈는데, 80대 고령자가 많았어요. 재난은 약자에게 더 가혹한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지자체는 피해자들이 대피를 미처 못했거나 대피 도중 변을 당한 상황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주택 피해는 전체 3,556동이 전소됐고, 반소와 부분소 피해도 61동으로 확인됩니다. 지역별로는 영덕군이 1,347동(영덕읍 815동)이 전소돼 가장 심각했고, 그 다음이 안동시 1,230동(일직면 357동), 청송군이 625동, 의성군이 244동, 영양군이 110동으로 집계됩니다. 🏚️
농작물 558ha, 시설하우스 281동, 축사 51동, 농기계 1,369대 등으로 추정되고요. 주민 대피 인원은 전체 3만 4,816명이고, 청송이 1만 8,287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다만 30일 오후 기준으로 일부 잔불을 끄기위해 주야간 잔불정리에 인력을 투입한다고 경북도는 밝혔는데요. 주간 기준으로 투입인력만 의성을 비롯한 5개 시군에 3,400명이고, 진화장비도 소방차 등 587대가 투입됩니다. 🗯️
인접도시 발생 당시 상황을 짚어보면요. 안동시는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24일 오후 5시 2분쯤 길안면 백자리 산 38 일원으로 넘어오면서 안동 동부지역 길안면, 임하면, 임동면/ 안동남서부 지역 일직면, 남후면, 남선면, 풍천면으로 24개 읍면동 중 7개 면으로 넓게 퍼졌고요. 산불 영향으로 단수와 정전, 통신 일시두절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어요. 👨🚒
청송군은 25일 오후 4시 35분 안동시CCTV관제센터로부터 산불이 청송 쪽으로 향했다는 유선정보를 접수했고, 30분 뒤인 오후 5시 5분 동안동IC로부터 13.5km 떨어진 파천면 사무소 맞은편 산에 산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는데요. 파천면, 청송읍, 진보면 일원이 산불 영향을 받았습니다. 👨🚒
영덕군은 25일 오후 5시 54분경 청송군 신촌 산불이 영덕군으로 확산했다고 파악했어요. 영덕군 산불은 25m/s 이상의 강풍 탓에 4~5시간 만에 군청 소재지까지 확산됐고, 26일 오전 2시 해안가 지역까지 산불이 번졌다고 했는데요. 피해 영향지역은 영덕읍, 지품면, 축산면, 영해면이었습니다.👨🚒
영양군은 25일 오후 5시 50분 최초 신고가 접수됐고 청송면 진보면 신촌리와 연결된 터널인 영양군 석보면 탑곡리 탑곡터널에서 불이 시작됐습니다. 산불 영향 지역은 석보면, 입안면, 영양읍이었고요.🚒
28일 오후 5시 경북도가 발표했던 자료를 다시 보면, 진화율 100%를 기준으로 영향구역은 경북 5개 시군에 4만 5,157ha였고, 의성 12,821ha, 안동 9,896ha, 청송 9,320ha, 영양 5,070ha, 영덕 8,050ha였습니다. 화선이 경북 해당지역 전체 928km였고, 의성 277km, 안동 171km, 청송 187km, 영양 185ha, 영덕 108km 등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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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민스 독자인터뷰] ☕
뉴스민은 독자와의 소통을 늘리고,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해왔는데요. 뉴스레터 독자인터뷰를 통해 독자와 대화를 이어가보려 합니다. 뉴스민 기자들이 차례로 후원회원인 뉴민스 여러분과 뉴스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그 내용을 뉴스미니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주로 전화를 통한 짧은 인터뷰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
뉴스민 기자들과 나도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뉴민스 여러분도 적극 환영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뉴스민이 뉴민스 독자 여러분을 더 이해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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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민스] 허승규 님🖊️
안동 녹색당 공동위원장인 허승규 님은 2019년 칼럼 기고자로 뉴스민과 인연을 처음 맺었는데요.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전국구로 활약하는 뉴스민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뉴스민을 후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발생한 경북 산불과 관련해서도 언론의 역할과 뉴스민에 다양한 주문도 해주셨습니다.
🎤🎤오늘 뉴민스 독자인터뷰는 박중엽 기자가 맡았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동에 사는 뉴스민 회원이고요. 뉴스민이 키운 정치인 허승규입니다. 안동에서 녹색 정치활동, 대안적 지역사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안동에 산불 피해가 심각한데,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았지만 산불 피해 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Q. 뉴스민을 후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 2019년 뉴스민에 칼럼 기고를 시작하면서 인연을 맺었는데요. 뉴스민을 알고부터 대구경북에 뉴스민이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습니다. 뉴스민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활약 무대는 '전국구'더라고요. 그래서 응원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걸 뉴스민이 후원행사를 할 때 알게 돼서 그때 후원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어디 후원할 여력이 크지는 않지만,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너무 놀랐고, 또 그때 기자들이 뉴스민을 지켜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독자들의 마음도 울렸던 거 같아요.
Q. 뉴스민에서 좋았던 기사나 기억에 남는 기사가 있나요?
- 기후로운 투표생활 시리즈 좋게 봤고요. 특정한 의제에 대해서 지역 언론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구별 지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기후위기는 지역의 중요한 의제이고, 또 진부한 선거 보도를 넘어서 기후 의제와 연결했던 게 좋은 시도였어요.
두 번째는 대구경북민심번역기 인데요. 투표 결과만 두고 지역을 쉽게 비난하는데 뉴스민은 주민들을 직접 만나고 지역을 더 깊게 이해하려고 했어요. 뉴스민의 이런 태도가 좋습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언론도 대구 편향인 경우가 많은데, 뉴스민은 대구에 있으면서도 특히 경북 북부지역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한 많이 담으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Q. 사실 물리적인 어려움 때문에 뉴스민도 특히 경북 북부지역 의제를 잘 못 다루고 있다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서도 전 사원이 대구를 살피는 데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저희가 지금 상황에서 기획하는 '민주주의자들' 연재 인터뷰도 일부러 경북 북부지역 분들도 포함시켜서 북부 지역의 집회와 의제 이야기도 담으려고 하고 있어요. 하지만 많이 부족해요.
- 뉴스민만의 이야기는 아니고요. 대구 중심으로 보도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울 수는 있어요. 하지만 '대구경북' 언론이라고 스스로 규정한다면 의식적으로라도 경북 북부 지역 또는 농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해야 해요.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를 봐도, 대구KBS와 안동MBC가 명확하게 다르게 보도했어요. 안동KBS는 보도 기능이 통합되면서 북부권 보도가 줄었고, MBC는 안동, 대구, 포항이 나뉘어 있으니 안동MBC는 북부지역의 관점이 많이 들어가 있거든요. 여하튼 뉴스민은 주어진 여건이 쉽지않지만, 열심히 하려는 모습에 대해 응원하고 있습니다. 하하. 저도 뉴스민 방송에 출연해서 일부러 경북 이야기를 많이 하려 하고 있고요. 앞으로는 뉴스민에서 경북 북부나 외곽지역 연고가 있는 회원과 네트워크를 좀더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Q. 아까 산불 이야기도 하셨는데, 안 그래도 직접 산불 확산 당시 쓰신 수기를 인상 깊게 봤습니다. 이번 산불 때도 나름은 북부 지역을 자주 다니면서 기록을 하려고 했는데, 산불 보도와 관련해서 개선하면 좋을 점이 있을까요?
- 이번과 같은 큰 재난이 발생하면 사실 정치, 행정, 시민사회, 민간 모두 힘을 모아서 그때 그때 대응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오늘 급한 일이 다르고, 내일 급한 일이 또 달라져요. 저도 지역을 돌면서 민원을 들어보면, 오늘 민원과 내일 민원이 달라요. 그래서 시민들에게 단일하게 수시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안동시청 카카오톡 채널에서 수시로 얻은 정보가 도움 됐거든요. 그런데 문자에는 한계가 있고, 시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볼 채널을 상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어요.
Q. 제가 영덕에 산불 취재 갔을 때, 거기는 통신망이 타버려서 산불 피해 지역에 전화 통신이 아예 안 되더라고요.
- 노인들은 문자 접근이 어렵기도 하고. 그조차 작동하지 않는 상황도 있는 거죠. 그래서 그 동네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장, 공무원들이 이번에 대응에 많은 기여를 했어요. 그러니까 지역 공동체가 생명을 지켜내는 데에 기여한 거죠. 지금 어르신들 1인 가구가 많아요. 통신망이 두절됐을 때 결국 이웃이 연락 안 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서 데려왔거든요. 동네 이웃들이 그분들을 함께 보호하는 거죠. 평소에 누가 살고 있고 어떤 상태인지 파악돼야 하고, 그러려면 민관 협치도 있어야 하고요. 결국은 주민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한거죠.
Q. 이번 산불과 관련한 미디어의 역할을 평가해 본다면?
- 재난 상황에서는 전국적으로 많이 알리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이런 재난에 대한 민감도는 거리가 멀거나 하면 나의 위험으로 느끼지 않게 되거든요. 지역 이슈라도 크게 많이 보도를 해야 서울 사람들도 아는 거죠. 예를 들어 제가 방송사 라디오 생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진행자가 만휴정이 불탄 것으로 알아서 실시간으로 바로잡았거든요. 그런 면에서 현장의 취재원 확보가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재난 이후가 더 중요한 거 같아요. 복구는 이제 시작해야 하는 일이거든요. 불탄 집에 대한 지원 정책에 답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아요. 복합적 문제예요. 공동체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야 하고요. 예를 들어 대부분 불에 타버린 마을이 있는데, 그 집을 새로 짓자니 비용이 많이 들고. 그렇다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하거나, 이주 단지라도 마련하면 그럼 원래의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는 문제잖아요. 그래서 지금 이 재건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마을 전체의 소멸 문제로도 연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재난 지원도 모두 100%를 할 수는 없을 거고 재난 상황을 평가해야 하는데, 그 방식이 어떠할지에 대해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고요.
그리고 산불이 왜 이처럼 커졌는지에 대해서도 짚을 점이 있어요. 지금은 산림청과 관련한 지적이 많이 나오는데요. 단편적인 문제가 아니에요. 뭐든 단일한 원인으로 진단하면 위험해요. '한 놈만 팬다'는 식으로 하지 말고, 좀 더 여러 입장에서 차분히 분석했으면 해요. 야생동물 보호 정책, 식물 보존 정책이 저마다 다르고 또 충돌하기도 해요. 산업으로서 임업의 이해관계도 있고, 우리처럼 기후 정책에 관심 있는 사람이 보는 문제도 있거든요.
Q. 산불 피해가 크다 보니 산불 얘기를 많이 했는데요. 마지막으로 뉴스민에 바라는 점 말씀해 주세요.
- 뉴스민이 모든 현안을 다룰 필요는 없고, 호흡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기획을 계속 더 했으면 좋겠어요. 대구경북에는 드러나지 않은 시민의 역사가 많아요. 조명할 만한 인물도 많고요. 경북이 엄청 넓은데, 저만 해도 안동 벗어나면 아는 게 별로 없거든요.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하는 역할을 계속 해주신다면, 엄청난 대박을 터트릴지는 모르겠지만 뉴스민이 갑자기 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럴 때마다 우리 대구경북 시민들이 살려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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