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
지난 7일 경북 구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23세 외국인 일용직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는 이 날이 첫 출근날이었다고 하죠. 그의 업무는 오전 7시부터 1층 바닥 거푸집 조립 작업을 했는데, 오후 4시경 작업이 종료된 이후 동료에게 화장실을 간다고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합니다. 화장실은 작업장 외부에 간이 컨테이너 형태로 설치돼 있었는데, 4시 40분경 지하 1층 시스템동바리 수평재에 걸터앉아 있는 상태로 발견됐어요. 발견 당시 구토 흔적이 있었고, 의식이 없었는데 그의 체온은 40도 였고, 구미의 낮 기온은 37.2도로 확인됐죠.
게다가 그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당시 한국인 노동자들이 속한 팀은 서머 타임(오전 5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근무시간 변경 및 단축 근무)을 적용받았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이 속한 팀 대다수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기존 근무시간을 적용받은 걸로 알려졌어요.
그의 사망 원인은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이라고 기록되겠지만, 과연 그가 한국인 노동자였다면, 폭염 노동에 대한 철저한 법과 제도가 있었더라면 이런 비극이 발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박중엽 기자와 '청년 이주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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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노동자 장례식장의 분위기는 어땠나요?
박중엽 기자🎤 2003년생 응오 씨가 건설현장에서 일하다가 지난 7일에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이 어디에 잡히는지 알고 싶어서 베트남 이주민 커뮤니티에 확인을 요청했어요. 하루 뒤에 장례식장 예정지가 확인됐고, 9일 오전에 빈소로 향했어요.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빈소를 안내하는 모니터에 응오 씨 사진이 떠 있었어요. 입관일 등이 미정으로 표기돼 있었고요, 향년 23세로 표기돼 장례식장 직원 분께서도 안타깝게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어요.🌼
빈소는 단출했어요. 화분 하나, 꽃다발 하나가 제단에 올려져 있고, 응오 씨의 앳된 얼굴이 나온 영정사진도 있었어요. 증명사진을 활용했을 텐데, 영정사진으로 쓰일 줄은 생각도 못했겠죠. 유학생활을 마치고 일을 했으니까, 아마도 학교에 제출하려고 찍었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빈소에는 사촌 누나와 응오 씨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장례식장 취재를 할 때마다 저도 마음이 무거워요. 힘들어하는 유족들에게 질문을 던져야 하니까요. 유족마다 반응이 다르기도 하고요. 이번에는 유족들이 말을 많이 하고싶어하진 않아서, 저도 이것 저것 구체적으로 물어보진 못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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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한 장례식장에 응오 씨 빈소가 마련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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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원인은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데요. 그런데 '이주노동자'라는 신분이 죽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박중엽 기자 🎤 아무래도 젊은 편이니 몸도 건강했을 테지만, 건설현장에서 오래 일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혹서기에는 더위를 잘 피하지 않으면 누구나 위험할 수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서 수십년 건설현장에서 일한 베테랑도 폭염이 심각할 때는 각별하게 주의한다고 하더라고요. 일을 잠시 쉰 경우, 7~8월에는 현장 복귀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해요. 곧바로 폭염 속에서 일 하는 건 몸에 부담이 크고, 적응도 잘 하기 어렵다고 해요. 그런데 응오 씨는 건설현장에서 일을 처음 하면서, 7월부터 시작해 아무래도 부담이 컸을 거 같아요.🌡️☀️
그리고 이주노동자에게 건설현장은 좀 더 가혹할 수 있어요. 혹서기에는 통상 노사 합의로 좀 더 일찍 시작해서 가장 뜨거운 시간대인 2시 30분 전에 마치도록 하거든요. 그런데 이주노동자는 일을 좀 더 늦게까지 해요. 근무시간 조정이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고요. 이주노동자들은 대체로 근무시간 조정을 나서서 요구하지 않거든요. 일반적으로 회사는 하루빨리 공사를 끝내야 비용을 감축할 수 있기 때문에, 이주노동자 휴식권 보장보다는 일을 많이 시키려 하는 것이 현실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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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경북 구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23세 외국인 일용직 노동자 A 씨가 사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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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산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중엽 기자🎤 다양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원론적으로는 노동자의 권리가 더 확보돼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폭염 쉼터를 마련하거나, 근무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 화장실을 마련하고, 냉방 조끼 등 혹서 대책을 충분히 세워야 해요. 근무 시간을 조정하고, 장시간 연속 노동을 하지 않도록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죠.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대책들이 단속이나 점검에 대비한 구색 갖추기 형식으로만 마련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쉼터를 마련해놓고 이 쉼터를 이용하지 못하게 해서 바깥에서 쉬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이처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노동자의 안전이 보장되려면, 노동조합이 좀 더 활성화 돼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하겠죠. 또 이주노동자 또한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노조 활동도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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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하고 있는 관련 취재가 있나요?
박중엽 기자🎤 기후위기에 따라 매해 폭염 피해도 증가하는 거 같아요. 기후위기가 노동 현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앞으로 이 문제도 더욱 심각해지겠죠. 노동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는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또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주노동자의 산업 안전에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거 같아요. 🔥
이번 사건이 언론에서도 많이 관심을 갖는데요, 저는 다소 의아하게 여겨져서 다른 언론사 기자에게 왜 이번 사건에 언론이 이렇게 관심을 많이 보이는지 물어보기도 했어요. 왜냐면 이주노동자 사망사고 자체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인데요. 매년 변동이 있긴 하지만, 대략 한 해 1천명 내외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그중 10% 이상이 이주노동자예요.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산업재해 사망자 882명 중에 이주노동자가 118명(13.4%)이었어요. 전체 노동자 중 이주노동자 비율을 따지면 이주노동자의 산재 사망 사고 비율을 훨씬 높아지겠죠.
아무래도 이번에 사망한 응오 씨가 젊은 나이인데다가, 또 폭염이 심각한 시기에 사망했다보니 더 주목받는 거 같아요. 저는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이 주제와 관련해서 꾸준한 보도를 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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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는 9일 오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즉각적인 진상규명과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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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민스 독자인터뷰] ☕
뉴스민은 독자와의 소통을 늘리고,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해왔는데요. 뉴스레터 독자인터뷰를 통해 독자와 대화를 이어가보려 합니다. 뉴스민 기자들이 차례로 후원회원인 뉴민스 여러분과 뉴스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그 내용을 뉴스미니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주로 전화를 통한 짧은 인터뷰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
뉴스민 기자들과 나도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뉴민스 여러분도 적극 환영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뉴스민이 뉴민스 독자 여러분을 더 이해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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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뉴민스 독자인터뷰는 박중엽 기자가 맡았습니다! 😺
[오늘의 뉴민스] 안진석 아사히글라스지회 대외협력부장🖊️
지난 1일, 아사히글라스지회 조합원 20명은 뉴스민에 각 500만 원씩 일시 후원을 했습니다. 이 날은 2015년 7월 1일 아사히글라스 하청노동자 178명이 전원 해고된지 10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는데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아사히글라스지회 대외협력부장 안진석입니다. 부산에서 살다가 거기서 가전제품 만드는 회사에 다녔어요. 비정규직이었는데, 작업 속도를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다른 곳을 찾다가 아사히글라스를 발견했고 취직하면서 구미로 넘어왔어요. 해고되고 나서는 생계 활동 잠깐 나갔다가, 다시 복귀해서 꾸준히 노조 활동 했죠. 생계 나갔을 때는 아사히글라스 근처 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잠깐 일 했고요.
Q. 어렵게 투쟁하길 9년을 넘기면서 결국 아사히글라스 공장에 복귀했죠. 복귀 후에 일상은 어떤가요?
- 해고 상태에서 투쟁할 때보다 좀 더 일상이 단조롭게 됐죠. 주간 근무만 하는데 5시에는 업무가 딱 끝나요. 해고 상태에서는 24시간 할 일이 이어졌었거든요. 또 심리적으로도 펄펄 끓는 상황도 있고 하다보니, 항상 힘들었는데. 또 달라진 건, 바깥에서는 투쟁의 대상이 명확했는데 복귀하고 나서는 상황이 다소 불분명해진 점이에요. 정규직이지만, 여전히 고용불안은 있고요. 회사가 설비도 축소하고 있기도 해요. 노동 조건은 나아졌는데, 여전히 고용은 불안한 상태이고, 또 과거 비정규직의 고통을 겪은 상황에서 또 힘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은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을 주더라고요.
방금 말씀 드린 건 개인적인 고민이고, 노조 입장에서는 이제 현장에서 조합원의 역량도 키우고 있고, 더 성장하려 하고 있어요. 앞으로 다수 노조가 돼야죠.
Q. 뉴스민에 후원하겠다는 결심은 어떻게 하시게 됐나요?
- 뉴스민이 지향하는 가치와 역할에 대해서 나도 함께 하고, 또 지키고 싶은 마음이에요. 우리가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했던 것이나, 뉴스민이 추구하는 것, 뉴스민의 역할이 다르지 않다고 여겨져요. 저의 투쟁은 새로운 국면은 맞이했지만, 뉴스민은 계속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뉴스민을 몰랐으면 됐는데, 알게 됐으니까.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해야죠.
Q. 뉴스민 기사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 일차적으로는 아사히글라스 기사죠. 우리가 처음 투쟁을 시작했을 때, 우리 이야기가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소위 메이저 언론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대형 방송사들도 취재를 많이 하고 뉴스도 나갔거든요. 그런데 그런 뉴스를 봐도 뉴스민과는 아예 포커스가 달라요. 우리 상황이 이슈로 소모된다는 느낌이었죠. 뉴스민의 기사는 우리의 투쟁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문제 속에서 발생한 투쟁이고, 또 방향이나 우리들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총체적으로 다뤘죠. 뉴스민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더 성장해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뉴스민 기사가 어떤 힘이 됐나요.
-고립감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딜 가도 우리 입장에서 이야기 하지 않았어요. 시청에 가도 회사 입장에서 이야기 하고, 우리 투쟁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귀 기울이지 않았죠. 경찰도 마찬가지고요. 당장 아무도 내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데, 억울하다고 해도 그 억울한 것이 잘못됐다라고 지적만 하고 저희가 틀렸다고만 하는데, 뉴스민은 옆에서 우리 이야기를 들어줬죠.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저희에게 큰 힘이 됐어요. 저희 이야기를 왜곡하지 않고, 또 몰랐던 부분까지도 심도있게 기사로 다루고. 큰 언론사와 인터뷰를 해보면 뭔가 조금씩 제가 했던 이야기랑은 다른 이야기가 되더라고요.
Q. 뉴스민에 바라는 점은요?
- 뉴스민은 잘 하고 있어요. 재정이 부족한 게 문제죠. 얼마 전에도 문 닫을 뻔 했잖아요. 다른 문제가 아니고 재정 문제 때문에 뉴스민이 폐간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죠.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의 문제고요. 앞으로는 더 성장해서, 누구나 얘기하면 알 만한 매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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