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
지난달 28일 대구 성서공단 한 공장에서 일하던 뚜안 씨가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의 단속 도중 일하던 공장에서 사망했습니다. 지역노동단체를 중심으로 대책위가 꾸려졌고, 지난 13일에는 대구출입국사무소 앞에 뚜안 씨의 추모 분향소와 천막도 설치됐습니다. 대책위는 출입국사무소의 사과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레터는 관련 사안을 꾸준히 취재하고 있는 박중엽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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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故 뚜안 씨의 추모 분향소가 대구출입국사무소 앞에 설치됐는데요. 대책위는 무기한 농성도 예고 했는데요. 현재 상황을 짚어주실까요?
박중엽 기자🎤 지난 10월 28일 성서공단 한 제조업 공단에서 뚜안 씨가 추락해 사망했어요. 당시 대구출입국이 신고를 받고 뚜안 씨가 일하던 공장을 포위해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에 나섰는데, 단속을 피해 몸을 숨겼다가 벌어진 일이죠. 대구출입국은 단속을 끝내고 붙잡은 이주노동자 신원 확인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해요. 신원 확인을 공장에 대놓은 차량 안에서 했고, 그러면서 오후 3시쯤부터 오후 6시쯤까지 약 3시간 동안 공장에 머물렀어요. 뚜안 씨는 그동안 계속 좁은 공간에 숨어 있었는데, 그러는 동안 친구랑 주고 받은 메시지에서 답답하고 무섭다는 말을 했어요. 대구출입국은 뚜안 씨 추락 전에 현장을 떠났다고 설명은 하고 있어요. 뚜안 씨가 실족을 한 것인지, 아니면 오래 숨어 있었던 탓에 이상 증상이 있었던 것인지 추락한 구체적인 경위는 밝혀진 건 없지만, 결국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오랜 시간 진행했던 것이 원인을 제공한 건 사실이죠. 🧑🔧🧑🔧🧑🔧
이후에 이 문제와 관련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기 위한 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대책위에서는 지난 주부터 출입국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천막농성을 시작했어요. 그게 지난 13일이었는데, 이날 뚜안 씨의 아버지가 출입국을 찾아 면담을 진행했고요. 저는 이 자리에 동석하진 않았는데 끝나고 들어보니 이날도 마찬가지로 사과는 받지 못했다고 해요. 지금 대책위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위해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고요.🗣🗣🗣
이제 스물다섯살 된 뚜안의 사망 소식은 전국의 많은 시민에게 안타까움과 분노를 준 거 같아요. 그래서 서울에서는 추모 집회가 지금까지 2번 열렸고요. 부산에서도 출입국 앞에서 추모 미사가 열렸어요. 어제(16일)는 성서공단 인근에서 베트남 유학생들이 추모 집회를 열고 뚜안이 떨어져 죽은 공장까지 행진했죠.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는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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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에 뚜안 추모 분향소가 설치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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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안 씨가 생활하던 공간도 다녀오셨는데, 어떠셨나요?
박중엽 기자🎤 저는 예전부터 있다가 갑자기 사라진 사람들의 공간을 기록하고 싶었어요. 이주노동자의 경우 단속을 당해 갑자기 살던 곳을 그대로 두고 추방된다거나, 산업재해로 사망해서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일들이 즐비했죠. 그래서 그 남겨진 공간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뚜안 씨 사망을 취재하면서 유족에게 부탁을 드려 집 정리하는 날 동행할 수 있었죠. 🏠
뚜안이 혼자 자취하던 방은 여느 대학가 자취방처럼 좁고 누추했어요. 하지만 깔끔하게 정돈하는 성격이었던 거 같아요. 책상 위에는 건조된 꽃다발이 여러 개 꽂혀 있었는데, 올해 계명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책상에 진열해 놨던 거 더라고요. 아이유 음반이나, 무역 관련 서적도 꽂혀 있었는데, 아버지는 뚜안 씨가 한국에서 무역 관련 업종에서 일 하고 싶어서 공부를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랑 주고 받은 선물도 걸려 있고요. 미용을 좋아해서 화장품이나, 미용 용품도 서랍에 가득했어요.🎓
여느 20대 청년처럼 앞날에 대해 걱정하고 또 기대하면서 꾸려왔던 뚜안의 삶이 그 방안에 가득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 사람은 세상에 없게 됐고. 아버지는 굳은 표정으로 버릴 것들을 분류해 봉투에 담았어요. 뚜안의 졸업장이나 계명대 마크가 찍힌 학교 점퍼는 버리지 못하고 따로 챙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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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안 씨의 아버지가 뚜안이 다니던 계명대학교의 유학생 점퍼를 펼쳐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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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안 씨의 졸업사진을 보니까 참 마음이 먹먹하더라구요. 사진공개와 관련해서 유족들이 꺼려하시진 않았나요?
박중엽 기자 🎤 유족들은 뚜안 씨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전해 주셔요. 장례식 사흘 동안 내내 저녁에 빈소를 방문했었는데, 그때는 워낙 큰 일이다보니 부모님께는 말 붙일 생각도 안했거든요. 그런데 장례식을 치르고 난 후 조심스럽게 요청드렸더니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뚜안 씨의 친구, 후배들에게 같은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어요. 그래서 사진도 거리낌없이 제공했고요. 뚜안 씨 생전에 찍은 사진들을 쭉 봤는데, 사진을 예쁘게 공들여서 잘 찍었더라고요.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이 사진들도 함께 공유하고 싶어요. 그러면 출입국의 강제단속이 어떤 사람,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지, 좀더 체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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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안 씨에 대한 언론보도도 한 번 짚고가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불법체류'를 언급한 뉴스를 보고 좀 슬펐는데요. 전반적인 언론보도와 관련해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박중엽 기자 🎤 사실 언론은 생각보다 큰 관심을 갖지는 않는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언론은 이주민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고요. 그래서 가끔 자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건이 확인되면 보도되는 정도인 거 같아요. '불법체류'라는 용어를 고수하는 언론도 있죠. 이건 기자 개인의 소양이나 언론사 편집 시스템의 부실 문제도 있긴 하죠. 저는 이번 사건에서 언론은 그저 큰 관심을 안 보이는 정도라고 생각하고, 문제는 기사에 대한 반응이죠. 단속이 원인이 돼 사람이 죽었는데, 이 소식을 다룬 기사에 댓글이 대체로 '불법인데 어쩌라는 것이냐'라는 투예요. 온라인 댓글이 어느 정도의 여론을 반영하는지는 모를 일이죠. 하지만 이주민의 일상과 고통을 다룬 기사에 그 취지에 전혀 공감하는 바는 없이 '불법체류' 운운하거나, 피해자를 탓하는 댓글만 달린다는 건 서글픈 일이에요. 뚜안 씨는 일부 '불법체류'라고 하는 댓글 표현과 다르게 '불법체류'이지도 않았어요. 유학생으로 한국에 왔고, 구직 비자를 갖고 있었고요. 다만 구직비자로는 단순 제조업 노동자로 취직할 수는 없어서 단속을 피하려 했을 뿐이었죠. 이 점은 한국사람들이 조지아 주에서 일 못하는 비자로 일한 거랑 완전히 똑같은 문제예요. 저는 과연 피해자를 공격하는 데에 골몰하는 사람들이 현실에 많이 있을까 의심스럽긴 해요. 하지만 이런 사례처럼 반지성주의적인 일들이 워낙 자주 일어나는 것이 요즘 세태인 듯 해서 씁쓸한 것도 사실이에요. 😥😥😥
그리고 이 사건을 포함해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태도에 가장 문제가 있는 곳은 법무부죠. 법무부 스스로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서나 직원들의 언급 속에서 '불법체류'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있어요. 아마 단속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죠. 이번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대책위가 대구출입국을 방문했을 때도 출입국 직원은 '불법체류'라는 표현을 고수했으니까요.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못만 보이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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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민스 독자인터뷰] ☕
뉴스민은 독자와의 소통을 늘리고,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해왔는데요. 뉴스레터 독자인터뷰를 통해 독자와 대화를 이어가보려 합니다. 뉴스민 기자들이 차례로 후원회원인 뉴민스 여러분과 뉴스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그 내용을 뉴스미니를 통해 전해드립니다. 주로 전화를 통한 짧은 인터뷰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
뉴스민 기자들과 나도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뉴민스 여러분도 적극 환영합니다. 이 자리를 통해 뉴스민이 뉴민스 독자 여러분을 더 이해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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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뉴민스 독자인터뷰는 제가 맡았습니다! 😺
[오늘의 뉴민스] 우창수 님🖊️
우창수(58) 뉴민스는 '평화를 노래하는 가수'다. 행정 구역은 경남 창녕군에 살지만, 대구 생활권으로 대구의 뉴스들에도 귀를 기울인다. 대구 10월 항쟁 위령제와 경산 코발트 광산 민간인희생자 위령제, 세월호 참사 추모 시민대회 등에서 '우창수와 어린이합창단'은 유족과 시민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노래 만들고, 노래 부르는 우창수라고 합니다.
Q. 뉴스민 후원을 시작한 계기는? 2017년 6월부터로 오랜 후원회원이기도 하신데요.
- 천용길 기자가 주말에 가스 배달을 하면서 어렵게 뉴스민을 지켜나가는 것을 보고, 훌륭한 지역언론이 지켜지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하게 됐어요. 뉴스민은 대구경북의 노동자 이야기, 주목받지 못하고 소외되는 이야기, 다른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지역의 이야기들을 속속들이 다루려고 노력하고 있죠. 그런 현장을 찾아서 성실하게 다뤄주기 때문에 뉴스민은 훌륭한 지역언론이라 생각했죠.
Q. 기억나는 기사를 꼽아주신다면요?
- 청도 삼평리 기사를 꼽고 싶어요. 험한 현장에 가서 현장의 모습과 진실을 알리려고 하는 것이 좋았죠. (※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는 경남 밀양과 함께 송전선 반대 투쟁에 나섰던 대표적 지역이다. 마을을 지나는 송전선을 막기위해 2009년부터 삼평리 주민들은 반대 운동에 나섰고, 수 년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러한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삼평리에 평화를(도서출판 한티재, 박중엽·이보나·천용길 지음)>이라는 책으로도 발간됐다.)
Q. 뉴스민에 바라는 점?
- 꿋꿋하게 뉴스민이 잘 버텨주면 좋겠습니다. 힘드시겠지만 지금처럼 목소리를 잘 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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