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54 코너는 <뉴스민> 기자들의 주장과 생각, 취재 뒷이야기를 전하는 기자칼럼 코너입니다.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들과 만나기 위한 <뉴스민>의 한 방편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처음으로 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 문제와 관련한 공식적 언급을 했다. 홍 시장은 20일 열린 신천지 종교행사와 관련한 '청년의꿈' 질문에 대해 "북구 이슬람 사원 신축을 막을 수 없듯이 (신천지 행사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 영역"이며, "대구시, 경찰, 소방 합동으로 방역, 안전, 경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천지 행사를 막지 않고 사고에 대비하겠다는 결정은 홍 시장의 용기 있는 결단이다. 행사에 절차적 문제가 없다면 애초에 금지할 권한도 없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과거 소동을 생각하면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 결정이라 짐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원칙이 이슬람 사원 건축 문제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야 한다는 점이다.
종교단체 신천지가 논란 속에서도 대구스타디움에서 집회를 개최했습니다. 행사 전에는 대구시의회에서 국내 코로나19 감염 규모 증가 추세를 주요 이유로 행사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대구시는 행사를 취소할 근거가 없다며 행사 동안 벌어질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시장으로 시작해 홍준표 시장으로 끝난 한 주입니다. 지난 주 초에는 홍 시장이 대구 무상급식과 관련한 대대적인 비리 적발을 예고했고, 감사 결과 발표 과정에서 대구시와 교육청의 미묘한 갈등 분위기도 보였는데요. 감사 결과는 비교적 정도가 심한 잘못은 대체로 교육청이 아닌 대구시 담당 업무 관련 사항이 지적됐네요. 주말에는 대구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신천지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죠. 홍준표 시장은 신천지 집회와 관련해서도 안전 사고 등에 유의하겠다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는데요, 방역적 관점에서는 분명 대규모 집회는 지양해야 하겠지만, 이미 우리 사회가 단계적 일상회복에 접어든 상황에서 무작정 막을 근거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로는 과잉, 때로는 적절한 화두를 던지는 홍준표 시장님, 이제는 푸르밀 매각 추진으로 일감을 잃은 대구 화물 운송노동자 문제나 대구 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 문제같은 지역 현안에도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줘야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