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 새로운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지난해 10월, 25세 뚜안 씨는 대구 성서공단에서 이주노동자 강제 단속 과정 중 숨졌습니다. 부모님은 딸의 유골을 베트남으로 먼저 보내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싸움에 나섰습니다. 딸의 죽음을 밝히고,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뉴스민>은 사고 현장에서부터 장례와 투쟁,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까지 그 곁을 카메라로 기록했습니다. 🎬
그렇게 만든 다큐멘터리가 <뚜안에게 가는 길>입니다. 이제 대구·경북 곳곳에서 관객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감독으로 영화 제작을 책임진 박중엽 기자와 함께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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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안 씨의 죽음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기로 한 이유는?
박중엽 기자🎤 작년 10월 28일 저는 달성군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잠깐 쉬는 틈에 달서구에 있는 성서공단에서 이주노동자 단속 중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급한 연락을 받았어요. 강의를 마치자마자 성서공단으로 차를 몰아서 갔더니, 공장 앞에는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성서공단지역지회 활동가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있더라고요. 곧바로 카메라로 기록을 시작했어요.
‘이걸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던 건 아니에요. 그보다는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든 거 같아요. 오래전부터 이주노동자 사망 사고를 속속들이 기록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러 현장을 취재했었는데, 매번 잘 이뤄지진 않았거든요. 취재를 하고 촬영을 해 두더라도 대체로 유족과 거리를 좁히지 못했어요.
뚜안 님 부모님도 처음에는 여느 유족과 마찬가지로 슬픔 속에서 경계심을 언뜻언뜻 드러내셨죠. 하지만 장례부터 법무부를 상대로 한 투쟁까지 제가 꾸준히 곁에서 취재하는 모습을 보시면서, 감사하게도 마음을 열어 주셨고, 그래서 다큐멘터리까지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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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안 씨의 고향 베트남 호찌민의 한 절의 봉안당에 유골이 안치되어 있는 모습. (뉴스민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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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안에게 가는 길’에서 ‘길’은 무엇을 뜻하나요?
박중엽 기자🎤 처음에는 제목을 ‘집으로 가는 길’로 정하고 편집했어요. 외국인 유학생인 뚜안이 여느 청년처럼 기대와 부푼 꿈을 갖고 한국에 왔다가,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어요. 이를 찍기 위해 한국에서 화장을 치른 뒤 봉안함을 들고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 유족과 동행했죠. 그러면서 그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인터뷰도 담았어요. 이주노동자가 강제 단속으로 이국땅에서 사망한 다음에 벌어지는 일들을 이미지로 만들어 제시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49재 이후 생각지도 않았던 투쟁이 이어졌어요. 뚜안 님의 아버지 부반숭 씨가 이주노동자라는 신분으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쟁의 전면에 나선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뚜안을 보내고 난 다음 아버지의 모습을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봉안함을 베트남으로 보내는 날, 뚜안 님의 부모님은 봉안함을 껴안으며 속삭이듯 말하셨는데, 마치 살아 있는 딸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듯했어요.
딸아 이제 편히 쉬고, 잘 가라고.
저는 딸을 먼저 보내고 정부를 상대로 싸움에 나선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는 이번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싸움에 나선 부모님의 길이 곧 뚜안에게 가는 유일한 길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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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뚜안 씨 아버지 부반숭 씨가 지난 1월 대구출입국 앞에서 열린 농성 해단식에서 연대 시민과 포옹하고 있다. (뉴스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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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 제작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 였나요?
박중엽 기자 🎤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은데, 아무래도 투쟁을 끝내고 뚜안 부모님과 함께 뚜안 님 100일재를 치르러 호찌민에 동행했던 여정이 여전히 생생해요. 딸을 잃은 슬픔을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딸에게 다가가려고 했던 부모님이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간 딸을 만나러 간 순간이죠.👟🥾
그 길에 이주민 단체 활동가들도 함께했고, 저 또한 기록을 위해 함께했어요. 딸은 잃었지만, 또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저 또한 제 기록 노동이 유족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됐을 거라 생각하게 됐죠. 진정으로 환대를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건 그 환대 앞에서 별로 중요하진 않았어요. 저는 그 환대의 공간으로 독자와 관객 여러분도 초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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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안 씨 생전 모습. (사진=故 뚜안 사망사건 대구경북지역 대책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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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경북 곳곳을 돌며 상영하는 이유,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은?
박중엽 기자 🎤 뉴스민의 고민이기도 한데요, 대구·경북 독립언론이지만 대구에 좀 더 비중을 두는 한계 때문에 언제나 경북을 더 다뤄야 한다는 일종의 부채감을 가지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대구 시민조차 체감하기 어려운 현실이 경북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해요.
이미 이주노동자 없이 지탱하기 어려워진 것이 경북 중소도시의 현실입니다. 그건 도시에 내려서 조금만 걸어봐도 곧바로 느낄 수 있어요. 노동 현장은 물론, 심지어 가정에서도 이주민의 노동 없이 건사하기 어려운 현실을 목도할 수 있죠. 그래서 이주민의 삶의 현장이 있는 경북에서부터 영화를 시작하고 싶었어요.🎞️
이 영화를 통해 던지고 싶은 질문 중 하나는, 이미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된 이주민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이에요. 유학생더러 등록금만 내고 돈은 벌지 말라는 지금과 같은 이상한 비자 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묻고 싶었어요. 그리고 강제 단속으로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눈앞에서 벌어지는데도 계속 변함없이 위험한 단속 정책을 펼칠 것인지를 묻고 싶었습니다.
독자분들께서도 잠깐 시간을 내어, 뉴스민이 공들여 준비한 이 다큐멘터리를 한번 같이 봐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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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돌봄일기 🏡
반려동물, 육아, 가족, 나 자신까지
뉴스민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겪는 ‘돌봄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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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회고 모임에 빠져 있던 적이 있다. 온라인 유료 서비스였는데 일간, 주간, 월간 단위로 업무와 일상, 관계에 대한 회고를 글로 적는 모임이었다. 혼자서는 하루 이틀 하다 말 것을 약간의 강제성을 부여해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그런데 다양한 직업군의 타인이 쓴 회고를 읽으면서 의도치 않은 효과가 생겼다. ‘다들 이렇게 열심히 사는구나’ 싶어 나도 일분일초 계획을 세워 더 숨 가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육 개월가량 그렇게 살다 보니 번아웃이 왔다. 빡빡하게 짜인 일상 자체도 버거웠지만, 온라인으로 접하는 타인의 삶과 내 삶을 자꾸 비교하게 됐다. 나는 출근 전에 운동하는 것만으로 이미 진이 다 빠졌는데, 회고 모임 멤버 중에는 점심시간까지 쪼개 운동하는 사람이 있었다. 나도 그렇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건 건강한 삶이 아니구나. 그때 그만뒀다. 벌써 오 년 전의 일이다.
얼마 전부터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아침 일기다. 눈을 뜨면 오 분 정도 손바닥만 한 수첩에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을 적는다. ‘어제 친구에게 그 얘기를 할걸 그랬다’, ‘운전을 하다가 태어나 처음 클랙슨을 눌렀다. 나도 초보이면서’, ‘어제 취재하는 게 힘들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는 일에는 역시 에너지가 든다’ 같은 것. 처음 열흘 정도는 전날 있었던 일을 적었다. 그러다가 다음 열흘 정도는 며칠 전의 일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대체로 후회스러운 일, 했어야 하는데 놓친 업무, 일을 하다가 저지른 실수였다.
그러다 더 이상 적을 게 없는 아침이 왔다. 뭐라도 적어야 하는데 더는 후회할 일이 없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적으려다가 그건 휴대전화 캘린더에 이미 다 적어놓았다는 걸 깨닫고 볼펜만 한참 돌렸다. ‘쓸 게 없어서 고민스럽다. 나는 아침 일기를 왜 시작했더라.’ 한 줄을 적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어제 저녁을 건너뛰었더니 배가 고프다’고 적었다. 그다음 날에는 ‘날이 선선해지고 있다. 아침에 창문을 전부 열고 루이보스 캐러멜티를 마시면 기분이 좋다’고 적었다.
그즈음부터 일이 아닌 내 상태에 대해 쓰는 게 조금씩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좋다, 싫다 정도에 그쳤다. 그러다 밉다, 짜증 난다, 서운하다, 부끄럽다, 불안하다 같은 말들을 적었다. 편안하다, 다행이다, 재미있다, 기대된다는 말도 적게 됐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른 채 지내는 날이 꽤 많았다는 걸 알게 됐다.
요즘 아침 일기는 무언가를 더 잘하기 위해 쓰지 않는다. 어제보다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도 없다. 어떤 날은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어떤 날은 두세 줄 만에 끝난다.
돌봄이라는 말을 들으면 흔히 누군가를 보살피는 일을 먼저 떠올린다. 밥을 챙기고, 아픈 곳은 없는지 살피고,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묻는 일. 나를 돌보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배가 고픈지, 피곤한지, 화가 났는지, 서운한지, 아니면 그냥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좋은지를 묻는 일.
오 년 전에는 나를 돌아보겠다고 시작한 기록이 나를 채찍질하는 일이 됐다. 지금은 반대로 아무것도 해내지 않은 나를 적는 연습을 한다. 오늘 아침에는 ‘눈을 떴는데 조금 더 자고 싶다’고 쓴 다음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런 날도 있으니까. 나를 잘 살피는 것도 돌봄이라면, 일기는 꽤 괜찮은 돌봄의 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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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니 NEW 코너 소개📫
1주차 | 우리들의 돌봄일기
반려동물, 육아, 가족, 나 자신까지
뉴스민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겪는 ‘돌봄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2주차 | 뉴민스를 만나다
<뉴스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후원회원들의 삶과 생각을 인터뷰로 전합니다.
3주차 | 지역을 잇는 사람들
지역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활동가들을 만나
그들이 속한 단체와 현장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4주차 | 그때의 오늘
<뉴스민>이 남긴 과거의 보도를 다시 살펴보면서, 지역의 문제를 돌아봅니다.
5주차 | 편집국 편지
뉴스민 편집국에서 전하는 안부. 취재 뒷이야기와 내부 소식,
그리고 요즘의 고민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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