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뉴스민 뉴스레터 담당자 김보현 기자입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저는 보통 뉴스레터를 금요일 오후, 가끔은 일요일 저녁에 씁니다. 여러분이 월요일 오전 출근길 핸드폰으로, 사무실 컴퓨터로, 일하다가 커피 한 잔 하면서 뉴스레터를 열어보는 상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
뉴스레터 작업에서 가장 어려운 건 주제 선택입니다. 뉴스레터를 오래 구독하셨다면 아실거에요. 기존의 뉴스민 뉴스레터는 한 주에 저희가 보도한 여러 뉴스를 다양하게 소개해드렸죠. '친절한 김기자'로 개편한 다음엔 한 가지 주제를 심도있게, 보도 너머의 이야기까지 전달해드리고 있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그동안 뉴스레터로 소개하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를 선택하려고 해요. 여러분의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이 주제도 이야기해주세요', '좀 더 쉽게 다뤄주세요' 등 무엇이라도 좋아요!
오늘은 '장애인 탈시설 투쟁'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일찍부터 장애인 탈시설 선두에 섰던 '청암재단'. 뉴민스 여러분 중엔 이 이름이 익숙한 분도, 잘 모르는 분도 계실거에요. 박중엽 기자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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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 안녕하세요, 박중엽 기자님. 이번 주 ‘친절한 김 기자’가 PICK한 기사는 5월 3일 자 기사 “청암재단 신임 대표에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 선임”입니다. 요즘 워낙 뉴스에 많이 나오는 얼굴이라 눈길이 확 갔어요. 서울에서 지하철 시위할 때 자주 본 얼굴이에요.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대구 사회복지법인인 청암재단에 대표로 선임됐다는 기사였는데요. 기사 자체는 짧은데 관심이 많이 모이는 거 같네요. 청암재단에서 활동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박 기자: 워낙 높은 관심을 받는 인물이니까 관심도 많은 것 같아요. 청암재단 문제가 전국적으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박경석 대표가 화제의 인물이라 그렇다고 봐요. 서울의 지하철 시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토론 같은 여러 사건에서 박경석이라는 인물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기도 했죠.
그렇다 보니 청암재단에서 새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지역 유관기관 여러 곳이 각별한 관심을 두고 동향을 파악했어요. 저도 여러 차례 연락 받았죠. 청암재단에 산적한 골치 아픈 문제가 있고, 그 와중에 인지도 있는 인물이 온다는 소문이 있으니 관련 기관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습니다.
김 기자: 무슨 문제가 있어서 민감한 건가요?
박 기자: 오래된 문제예요. 청암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 거주시설 2곳이 있는데, 2015년 ‘청암재단 탈시설 선언’이 나왔어요. 전국 최초로 재단, 이용자, 노동자가 공동으로 탈시설 방침을 선언해서 주목을 받은거죠.
탈시설이란 시설 안에서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거예요. 말은 쉬운데 이를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할 상당한 과제가 있어요. 탈시설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립생활 기반이 필요하고, 시설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입장에서는 그들의 노동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지원하거나 다른 노동 현장으로의 연계가 필요하죠. 즉, 탈시설에 사회적 자원이 투여돼야 하죠. 책임 있는 공공기관에서는 당연히 관심 사항이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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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청암재단 장애인 탈시설 투쟁 “죽고 싶지 않습니다” (22.01.20.) 기사제휴=비마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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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의 탈시설 선언 이후 7년이 흐른 지금은 갈등 양상이 다소 바뀌었는데요, 탈시설 선언 당시에는 모든 구성원이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현실적으로는 원활하게 되지 않았어요. 가장 큰 과제는 시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처우 문제예요. 탈시설 자립생활 실현에는 현실적으로 직원들의 희생이 따르게 되거든요. 다른 시설이나 기관으로 고용 승계가 된다 하더라도 경력 인정 문제나 근무 조건이 바뀌는 문제처럼 직원 입장에서 손해의 여지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애당초 직원들의 탈시설 선언이 주목과 박수를 받았던 거죠.
하지만 막상 탈시설이 눈앞에 다가오자 직원 사이에서 '준비되지 않은 탈시설'이라는 동요도 나왔어요.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시설 내부에서 사회복지사에 의한 장애인 폭행이나 성폭력 사건이 적발되면서, 협조적인 상황보다는 갈등 분위기가 보이고 있어요.
이런 가운데, 전임 대표인 故 박배일 청암재단 대표이사가 지병으로 급작스럽게 사망했고 대표 자리가 공석이 됐죠. 이곳에 박경석 대표가 오게 된 거예요. 그간 탈시설, 자립생활에 목소리를 냈고 특히 최근 많은 주목을 받았으니 기관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요.
김 기자: 그런 과정에서 박경석 대표가 선임된 건 아마 좀 더 추진력 있게 탈시설을 추진한다는 의미 같네요. 간략하게 듣긴 했지만 쉽지 않은 문제 같아요. 특히 지금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처우 문제도 중요해 보여요.
박 기자: 탈시설 운동이란 건, 이상적인 상태를 추구하는 과정이자 동시에 당장 시급한 문제이기도 해요. 주거권은 장애인, 비장애인 할 것 없이 인간 존엄과 관련한 문제잖아요. 장애인에게 주거권이 실현되어야 한다는 말은 민주사회라면 당연한 거죠. 요즘은 누구도 “장애인의 주거권이 침해돼도 된다”고 얘기하진 않아요. 대신 “다 좋은 데 돈이 너무 많이 든다. 당장은 어렵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죠. 언뜻 탈시설 자체에는 동의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동의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말이예요. 시급한 문제로 여기지 않는 거죠.
국가와 지자체가 “장애인의 주거권은 침해돼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당장 탈시설을 시작하고 그에 필요한 지원을 늘여가야 해요. 노동자의 고용이 보장되도록 지원해야 하고, 탈시설한 장애인의 주거권을 실현하도록 지원해야 해요. 주거권이 주거공간만을 뜻하는 게 아니니, 지역사회에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활동지원서비스도 제공해야 하고요. 물론 안 하던 지원을 갑자기 나서서 제공하진 않을거예요. 요구와 협의의 과정이 있겠죠. 정치가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해서 주목받고 칭찬까지 받는다면 좋을 텐데, 너무 큰 기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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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후기
'뉴스민×뉴스타파 독립언론하다'
이상원 편집장입니다. 지난 11일 대구에서 ‘뉴스타파X민 독립언론하다’ 북콘서트가 열렸습니다. 뉴스민과 뉴스타파, 뉴스타파와 뉴스민. 두 독립언론은 규모에서도 실력에서도, 큰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두 가지는 닮았습니다. 하나는 설립 연도입니다. 두 독립언론이 태동한 2012년은 정치 권력에 의해 언론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해 였습니다. 그해 언론노조 사무실 한 구석에서 시작된 뉴스타파의 지난 10년과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실에 더부살이하며 시작한 뉴스민의 지난 10년은 그래서 묘하게 겹치다가 또 각자의 길로 나아왔습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비정파성입니다. 대한민국 언론이 망가진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정파성이라는데 두 언론은 의견을 같이 합니다. 그래서 뉴스타파는 ‘골대를 정해놓고 골을 차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뉴스민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사명으로 앞으로의 10년간 독립언론으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콘서트는 그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습니다. 독자후원회원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공언한 두 언론의 네트워크 성과는 올해 중, 늦어도 내년 초에 독자님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커밍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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