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뉴스민 뉴스레터 담당자 김보현 기자입니다. 얼마 전 뉴스민 사무실에 들른 후원회원님과 인사를 나눴는데요. ‘뉴스레터 잘 보고 있어요’하고 응원을 해주셨어요. 좀 더 친절하고 꼼꼼하게 전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구미 1호 외국인투자기업의 폐업 예고’ 뉴스를 전해드립니다. 동양전자초자라는 회사인데요. 회사가 이달 20일 자로 폐업을 통보하면서 90여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외투기업의 폐업을 우리가 왜 주목해야 하는지, 이들이 연쇄적으로 폐업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그럼 함께 들어가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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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사고 이후 청산 절차에 돌입한 경북 구미 한국옵티컬하이테크 공장 입구에 청산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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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 외국인투자촉진법상 외국인 투자는, 외국인이 대한민국의 법인과 계속적인 경제관계를 맺거나 해당 법인의 주식을 소유하거나, 해외 모기업 등이 외국인투자기업에 5년 이상의 장기차관을 대부하거나, 외국인이 비영리법인에 대해 출연하는 것을 의미해요.
이 법에 따라 외국인 1인당 투자금액이 1억 원 이상일 것, 대힌민국 국민이 경영하는 기업이 발행한 의결권 있는 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 이상을 소유할 것이 동시에 요구됩니다.
일단 지자체는 외투기업이 들어오면 지역의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에 환영합니다. 큰 성과로 홍보하기도 하죠. 외투기업 입장에선 임대료 무상 혜택, 취득세, 등록세, 법인세 등의 여러 가지 세제 혜택을 누려요. 세금이나 기타 비용에서 파격적인 우대를 받는 거죠. 하지만 여기에 법의 허점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흑자를 내고도 갑자기 직장을 폐쇄하거나, 배당을 통해 이익금을 해외주주에 넘기면서 신사업에 투자하지 않는 사례들이 생겨요. 이를 제재하는 부분이 법에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이죠.
오늘 전해드릴 뉴스, 동양전자초자 폐업도 유사한 사례입니다.
김 기자: 1973년 구미산단에 설립된 동양전자초자는 ‘구미 1호 외투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습니다. 전자부품인 다이오드를 만들다가 2014년 12월 생산을 종료했어요. 이후에는 2003년 시작한 LCD 사업에 주력하면서 2014년부턴 ‘일본전기초자한국’과 계약을 체결해 LCD용 유리를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해 왔어요.
회사는 폐업 이유로 주요 납품처인 LG디스플레이의 LCD사업 축소를 들었어요. 회사 총무팀 설명에 따르면 올해 초 LG디스플레이가 IT용 LCD 패널 생산을 담당하는 구미 P6E공장의 생산 중단을 결정한 영향이 커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5세대 LCD를 생산해 온 구미 P5공장을 폐쇄하기도 했죠.
회사는 일본 본사인 ‘일본전기초자’의 결정을 뒤집긴 어렵다고 봐요. 동양전자초자 총무팀 관계자는 “LCD 사업 자체가 사양산업이다 보니 라인을 세우고 해당 인원들을 희망퇴직하는 등 최근 4~5년간 위기가 있었다. 물량의 90% 이상을 납품하는 최상위 고객인 LG디스플레이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어쩔 수 없이 폐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어요.
반면 노조는 공장 폐쇄 철회와 공장 가동 정상화를 요구하면서, 그게 어렵다면 노동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라고 말해요. 그 근거로 동양전자초자가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을 신사업 육성 없이 주주배당을 통해 일본전기초자에 흘러가도록 한 책임이 있다는 점을 들고 있죠.
노조는 “일본전기초자 자본이 한국법인을 설립한 후 20년간 2,500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남겼으나, 이윤의 대부분인 2,100억 원가량을 일본전기초자로 주주 배당을 했다”며 전형적인 먹튀 사례라고 주장해요. 노조와 회사 측은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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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전자초자 노동조합은 회사 앞에서 출퇴근 집회를 하면서 공장 가동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진=한국노총 전국화학노련 동양전자초자 노동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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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기자: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고, 토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하는 업체로 일본 니또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투기업이에요. 한때 직원이 700여 명, 2017년 기준 매출액은 7,843억 원에 달했지만 주요 납품업체인 LG디스플레이 공장 이전으로 매출액이 줄었어요.
다만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폐업 배경엔 대형화재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화재가 발생해 300억 원이 넘는 재고가 불타고, 공장 1개동이 전소했거든요. 사측은 화재 한 달 후인 11월 청산을 결정했어요.
직원 중 일부는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공장 재가동을 요구하고 있어요. 회사의 일방적 사업 철수가 이익을 최대한 내고 떠나는 일종의 ‘먹튀’라는 입장이거든요. 동양전자초자, 한국옵티칼하이테크뿐 아니라 대구 한국게이츠, 영천 다이셀코리아 등에서 확인되는 문제죠. 외투기업이 오랜시간 이익금을 배당받고, 이익이 줄면 철수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외국자본이 떠나고 공장이 문을 닫으면 그 자리에는 노동자만 남게 돼요.
구미공단에서 외투기업의 폐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요.
김 기자: 외투기업의 연이은 폐업은 구미공단 내 대기업의 사업 구조 변화 영향이 커요. 사실상 LG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축소한 게 구미산업 전반에 직격타를 입히고 있는 거죠. 우리나라 제조업 구조 자체가 대기업과 그 하청업체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보니 지역에선 외투기업, 중소기업뿐 아니라 도소매업, 서비스업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요.
LG디스플레이와 구미의 인연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공장 P1 설립의 첫 삽을 뜬 곳이 구미거든요. LG디스플레이(현 사명으로는 2008년 변경)는 구미에 1995년 P1공장, 1997년 P2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으로 LCD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00년 구미 P3공장을, 2002년 구미 P4공장, 2003년 구미 P5공장, 2004년 구미 P6공장, 2009년 구미 P6E공장(P6공장 증설라인)에서 양산을 시작해요. 현재 P1~P4공장은 가동을 멈췄고, 지난해 P5공장도 멈췄어요. 현재 구미에선 P6공장만 생산라인이 돌아가고 있어요.
한국 디스플레이 시장의 지형이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36.9%, 중국 36.2%, 대만 22.6%로 한국이 17년째 세계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어요.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 시장은 한국이 87.5%를 점유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죠. 반면 LCD는 한국기업이 고부가가치인 OLED 전환을 위해 생산을 축소하면서 2018년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어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OLED 생산 확대를 위해 LCD 생산을 축소시키고 있는 상황이죠.
취재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 관계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볼게요. “LCD 산업은 이제 끝물이에요.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서도 LCD 인원을 다른 제품군으로 돌리고 있어요. LCD 사업이 경쟁력이 없다는 건, 특히 한국에선 축소 분위기라는 건 이미 수년 전부터 나온 얘기에요.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하청업체가 먼저 타격을 입는 건 이런 맥락에서 당연한 수순 인거죠”
정부나 지자체가 법·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 기자: 더 큰 문제는 국내에선 외국투자기업 유치에는 적극적이어도 고용 안정이나 사회적 책임을 강제할 법·제도가 없다는 사실이에요. ‘일방적인 청산은 사회적 책임을 하지 않고, 이익만 보고 떠나겠다는 먹튀’라는 게 폐업을 예고한 사업장의 노동조합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에요.
따라서 정의당 등 진보정당에선 법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해요. 외투기업의 일방적 청산을 견제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류호정 의원은 지난 2월 1일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산 철회와 구미시의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류 의원은 “닛토그룹은 20년간 3,000억 원이 넘는 배당금과 연매출 4,000억 원, 화재보험금 1,300억 원을 챙기고 말 그대로 먹고 튀려고 한다. 대구 한국게이츠, 안산의 한국산연 등 외투기업의 일방적인 폐업에 투쟁하는 노동자를 만났다. 외투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와 지자체 책임도 크다”며 국회의 법안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류 의원이 대표발의한 ‘외국인투자촉진법 일부개정안’은 현재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사 중입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으론 ▲근로자의 고용 안정에 현저히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외국인투자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외국인투자가 고용안정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 경우에는 시정명령이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함 ▲기획재정부장관, 국유재산을 관리하는 중앙관서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대료 감면을 받은 자에게 감면받은 임대료의 전부 또는 일부의 납부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납부를 명하는 경우에는 감면받은 임대료의 2배 이하의 금액을 추가로 징수할 수 있도록 함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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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일 오전 구미지역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의청산 철회, 고용보장 쟁취를 위한 구미지역공동대책위원회’는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산 철회와 구미시의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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